한 해가 저무는 날입니다.
올해는 제게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년여를 괴롭히던 우울증에서 벗어나면서 너무 급작스러운 조증(躁症)이 찾아와
한동안 새벽기상을 해서 한 두시에 운동을 나가게 되었고 쉬는 날이면 여기 저기
사람을 만나러 다니기도 했구요. 그런 나를 옆에서 지켜 봐야 했던 우리 마눌은
저보다 더 힘들어 했습니다. 그 여인네 말대로 얘기를 하면 우울증일 때도 조증이
올 때도 불안하기는 매한가지 라는 거지요. 적당히 중간이 좋은데 라구요. 누가
그걸 모르나요? 저는 더 힘이 듭니다. 아주 증상이 심하면 병원에 입원이라도 해서
치료라도 받을텐데 우울증이 심할 때도 일상생활은 할 수가 있으니 남들은 제가
아픈 걸 알 수가 없지요. 해서 올초에 갑짜기 조증이 왔을 때 동료들이 이해를 해
주기는 커녕 오히려 저를 심지어 비난을 하고 같이 근무를 하지 못하겠다고 책임자
에게 얘기를 해 새로부임해서 상황파악을 못하던 70세된 책임자의 미움을 받아
2년여를 고생해서 자리 잡았던 직장에서 나오는 일도 있었구요. 그 뒤로는 나이에
걸려서 원치않던 곳으로 가서 두 번의 해고를 당하고 실직을 한지도 두달을 넘기고
해가 바뀌는데 그래도 지금 이 순간 며칠 전에 결심한대로 최대한의 노력은 하지
만 모든일에 연연하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시간이나 나이, 눈앞에 당면한 모든일을
억지로 해결 하려 하거나 초조해 하지 않고 순리를 따르겠다는 생각입니다. 하다
보면 좋은 일도 생길 것이고 우리 식구 셋도 건강한 생활을 할 거란 믿음이 있습니다.
그리구 내년에는 이왕 같이 교회에를 나가니 더 열심히 신앙생활도 해보려 합니다.
이 모든 일들이 잘 될거란 믿음이 제게는 있습니다.
보기 좋은 노년을 위해 더 열심히 걸어 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015. 12. 31 세모의 아침에 "연희 나그네"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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