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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일기

ㅇ연희동 일기(23)




학습관에 봉사활동을 하러온 중학교 2학년 여학생과 잠깐 얘기를 나눴는데
제가 그동안 요즘의 여학생들을 보면서 느낀점을 물어 봤더니 이 여학생에게서
너무나 바른 대답이 나와서 안도의 웃음을 지었습니다. 질문의 내용을 적기가 좀
뭐하기는 하지만 이왕 하기로 한 이야기이니 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요즘 여학
생들의 치마가 교복치마가 왜 그렇게 짧아지느냐 물었더니 이 학생 얘기가 모
두들 그런 것이 아니고 일부가 그렇다는 겁니다. 거의 다들 그렇던데 했더니 그
렇게 입고 다니는 학생들의 숫자가 많은 것이 아니고 그 학생들은 공부에 관심이
별로 없으니 이곳 저곳 돌라 다니게 되어서 사람들의 눈에 많이 띄게 된다는 겁
니다. 그래 학생의 말이 정답이로구나, 실상이 그렇다면 참 다행이구나. 너는
내가 보니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거 같아서 보기도 좋고 믿음직한데 너희들
봉사활동은 점수가 매겨지느냐 물었습니다. 일년에 다섯시간을 해야 하고 그 것
이 내신에 포함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철역에도 가끔 학생들이 보이고 그런
학생들은 착해 보이기까지 했던 이유를 오늘 알게 되었구요. 그 먼저 언급한 짧은
치마를 입거나 입술에 쥐약(ㅎ)을 바른 학생들은 학교에서 적발되면 벌점을 준
다는데도 마다하지 않는 답니다. 어차피 어느 시대에나 저처럼 공부를 안하고
허송세월을 하는 학생들은 존재하는 거고, 이렇게 나이 먹어서 후회를 하게 되는
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오늘 학생은 친가, 외가 할아버지의 연세도 알고 있고
앉은키가 커보여서 반에서 볓 번째냐 물었더니 제일 크다고 합니다. 얼굴도 착
하게 생기고 공부도 열심히 할거 같으니 부디 바로 자라서 훌륭한 어머니가 되기
를 바래 봅니다. ㅎㅎㅎ.
여중생 덕분에 어두웠던 가슴이 많이 환해 졌습니다. 아주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 2015.11.21 학습관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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