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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 또 한 번의 추석을.




아침 퇴근 후
숙소에 들러 잠깐 쉬고 점심무렵 나와 엄마 계신 병원으로 출발하는데 간병하는 막내로 부터 걸려온 전화, 엄마 점심드려야 하는데 막내 매형이 혼자 병원에 왔으니 내려 갈 수도 없고 어떻게 하냐고. 그래 둘째와 한시쯤 만나기로 해 천천히 걸어 가려다 알았다 바로 가마하고 지하철을 타고 가서 병원앞에 서서 기다리는 이제는 그나마 병색에 다 늙은 매형을 만났다. 거의 8년 전 풍을 맞아 말도 어눌 알아 듣지도 못하고 걸음도 한쪽은 비척 비척걷는데 거기가 어디라고 도봉산에서 혼자 왔는지, 그리고 병원도 삼개월 지나면 한달을 다른 데로 옮겨 다니는데 어떻게 며칠 남지 않았는데 찾아 왔는지. 그렇게 아내와 동생과 막내 동생이 병원앞 한군데 문을 연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막내와 매형은 한잔씩 마시고 동생은 낮에는 안마신다고, 오늘 처음 들었다. 나는 매형을 혼자 도로 보낼 수 없어 밥만먹고 혼자 보내도 된다는 막내 누이말에도 혼자 보낼 수 없어  한사내는 다 늙고 병들어 걸음도 비척 한사내는 바짝 가라앉은 모습으로 도봉산역까지 동행 2층 승강장에서 1층으로 내려가 인도로 걷는 걸 보고 돌아와 신촌에서 내린 길이다. 나보다 다섯살 위 막내 매형, 장가들고 바로 한참 때 가죽원피 만드는 공장할 때 처음 나온 그랜저 기사두고 잘 나가다 유지를 못하고 내려간 뒤로 끝내 일어 서지 못해 식구들 짐이 된 안타까운 삶이다. 한참 잘 나갈 때는 한심하게 대하던 큰처남을 언제 부턴가 찾기 시작하던 생각과 그 먼 병원에  아내 자식들 하고 다니던 생각에 혼자 온게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프다.
요즘 우울증에 시달리는 나도 그렇고,
또 이렇게 한번의 추석날을 보내며.

- 2023. 9. 29 음 팔월보름날 신촌역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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