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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일기

#. 연희동 일기(1,042)

 

 

 

오늘 우리 안식일인데 근무날이 바뀌어 지난주에 이어 예배참석을 못하고 온라인 예배로 갈음을 했다.

원래 근무하던대로 했으면 오늘이 비번날이라 예배참석을 했을 테지만 이곳 입사를 10일에 할 때 하루 두 사람, 합해 네 사람 중에 세 명이 한꺼번에 입사를 하고 기존 한 사람과 셋 중 젊은 사람이 한조가 되고 나이가 많은 두 사람이 한조가 되어 무난하게 이어졌는데 누구의 뜻인지 우리 둘이 모두 나이가 많다고 근무조를 바꾸라고 해서 며칠 전 바꾸는 바람에 오늘 비번에서 근무날이 되었다. 문제는 다 좋은데 이 젊은 사람이 가만 보니 기본적인 소양도 없고 나하고 자기의 직위가 다른 것도 모르는 모르쇠라는 것이다. 낮근무를 같이 하는 게 오늘 처음이고 사무소 직원들도 없고 주 5일제 근무자인 시설팀장, 시설대리와 영선담당직원도 없어 둘 뿐인데 아침 교대 시에 벌써 목소리를 높이고 씨팔 대며 다가들듯이 덤비니 이 노릇을 어째야 한단 말인가. 웬만해야 좋게 얘기를 하고 설명을 하든지 가르치든지 할 텐데 이 정도면 함께 할 방법이 없다. 이 직업에 종사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보고 별 말종을 다 겪었지만 가면 갈수록 점점 더 기가 막힌 경우를 당하고 있다. 오늘 경우도 내가 한 말에 씨팔 대고 일어나 덤빌 일이 아닌데 몰라도 너무 모르니 가르칠 수도 없다. 지금도 둘이 방재실을 지키고 있는데 컴퓨터에 음악을 틀어 놓고, 음악도 일반 음악이 아니고 괴상한 합성사진의 여자가 판돌이를 하는 영상을 틀고 저는 만화를 보고 있다. 옆에 사람이 있는데 어째 저럴까 이해도 안 되고 도대체 사람 구하기가 아무리 힘들어도 벌써 첫인상에 다 보이는 사람을 어떻게 채용을 했는지 모르겠다.

여하튼 오늘 쉬는 날에 어쩔 수도 없어 월요일에나 무슨 결정이 나겠지. 이번에도 마음 정리를 해야 할 모양인데 어디 어느 때까지 갈지 모르지만 갈 데까지 가보자. 

서로 생각하는 방식이나 살아 가는 태도가 다른 사람과 근무하는게 얼마나 고문인지, 두 명이 24시간 근무하는 게 얼마나 고문인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피차 마찬가지지만.

 

- 2023. 4. 22. 안식일에 근무를 하며.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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