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길은 어제에 이어 꽤 추워 모두들 겨울옷으로 중무장을 했다.
새벽 서울기온이 영하 2도까지 내려갔으니 이제 겨울 시작인데 첫추위라 더 춥게 느껴진다. 그래도
예전 90년대와 그 이전 추위에 비하면 약과이니 우리같이 그 시절과 그 이전 5.60년대를 몸으로 살
아낸 사람들은 그때 비하면 얼마나 좋은 세상에 살고 있는지 감회가 새롭다. 기온도 많이 내려 갔지
만 겨울옷은 변변했는가, 그 추운 겨울에도 얇은옷을 입고 밖에서 일하는 이들과 농삿일에 겨우 커
다란 나무문 뿐인 부엌에서 밥하고 불때고 학교를 다니던 우리들도 한겨울에도 달랑 아래위 얇은 동
복한벌로 지내고 우리 마눌 얘기대로 여학생들도 그 추위에도 치마를 입었는데 엄청 추웠다고, 며칠
전에 보니 여학생들 아래 옷은 치마나 바지중 선택하게 했다고 하더라는 얘기에 잘 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어렵고 모질던 시절도 살아온 우리가 요즘 젊은이들에게 어쩌다 지나온 시절 얘기를 한다고
꼰대니 뭐니 왜 그렇게 살았느니 하는건 자신들의 부모나 조상들을 무시하거나 거부하는 것인데 물
론 우리도 젊은시절에는 부모님들의 훈계가 듣기 싫기도 하고 꼰대들의 잔소리로 치부하기도 했지
만 그래도 지금처럼 대놓고 면전에서 대들거나 부정을 하지는 못했는데 지금 우리가 느끼는 정도는
무시를 넘어 무섭다는 정도가 되었으니 문제다. 그 이면에는 우리 세대가 자식들의 교육을 잘못한 까
닭도 크고. 내 자식은 여유있게 키워 내가 겪은 부족함을 물려 주지 않겠다고 너만 잘하면 된다고 가
르쳤는데 그게 결코 자식들에게 좋은 것이 아니었다는걸 나는 느낀다. 나는 그렇게도 못해 줬지만 내
가 가르친 일부 방법이 잘못 되었어도 전체가 잘못이었다는 생각은 안한다. 결과가 좋지 않아 세 식구
모두 고통을 받고 있지만.
우리 선배, 부모세대가 고생하고 이룩한 지금의 풍요가 우리세대 그리고 자식세대를 지나 손자세대가
여유와 풍요를 누리고 살테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우리를 무시하던 각나라 특히 일본인들에게 목소
리 낼 수 있음이 너무 좋다. 제발 너희들은 부모세대의 잘못된 관습이나 특히 정칫판 만은 꼭 바로 세
워 진정한 민주정치를 이루기를 바라겠다.
그리고 사회의 소외층에게 더한 관심과 배려를 하기를.
오늘 일기가 훈계의 장이 되었지만 그래도 우리보다 나은 세상을 살아 갈 것을 우리는 믿는다.
-2020. 11. 23. 겨울의 초입에 들어서서 우리 모두 반성하며. "연희 나그네"-
D + 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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