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월요일이라 하루 종일 바쁘게 보내고 이제 직원들이 퇴근하고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었다. 말이 고급아파트지 직원을 최소로 줄여 놓아 관리가 제
대로 되지 않은 부분이 너무 많다. 이러니 우리 관리팀장이나 나처럼 후발직원
들이 힘이 드는데 오늘 낮에 방문했던 이사세대 주민처럼 뭣도 모르고 재판정
에서 피고에게 질문하듯 해놓고 제대로 모른다고 관리사무소에 같이 내려와
여기 소장이 누구냐고 소리부터 지르는 정말 무식한 주민도 있어 우리를 슬프
게 한다. 함께 내려 오는 E/V안에서 뭐라 자꾸 하길래 답을 하는중에 목소리가
조금 컷다고 내가 소리를 질렀다고 사무소가 떠나가게 내게 소리를 질러 이게
바로 소리지르는거지 나는 소리지르지 않았다 하고 내려와 버렸다. 사람같지도
않아 뭐라 하기도 싫었던 거다. 대꾸할 가치도 없는 OO인데 차라리 내가 당신
보다는 더 나은 사람이니 내가 참겠다 하고 내려오길 아주 잘 했다는 생각이다.
어제 갔던 화성시에서 안가니만도 못한 소식을 안고 돌아 와서 오늘 내내 가슴
한편이 저리다. `그린 커피숍` 간판이 그대로 보여 아직도 하는구나 다행이다
하고 다가 섰더니 A4용지에 임대라는 글자가 보이고 아래 폰번호가 붙어 있어
아 이제 쉬나보다 하고 옆집 고깃집에도 갔던데라 가서 물어 보니 자기들도 온
지 얼마 안돼 전혀 모른다고 해서 그 때부터 느낌이 이상했지만 적힌번호로 전
화를 거니 모르는 여자분이 전화를 받았다. 그래 아 주인아줌마 전화가 아니네
요, 자기가 주인이라는거다. 그래 그럼 먼저 주인분은요 물었더니 누구냐고 그
쪽에서 물었다. 조카라고 하니 이름이 누구냐 누구다 아 들어 본거 같다고 하면
서 몇해 전에 여러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사라졌다고 했다. 자기도 빌려 주고 못
받고 가게도 잘 안돼 내놓았다고. 아니 이게 무슨일이냐 젊어 한번 그래 이혼까
지 하고 그 고생을 했는데 나이 칠십에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내가 대신 미
안하다고 하고 돌아 서는데 학교다닐 때부터 자기가 벌어 고교졸업을 하고 시집
가서도 수퍼 손바닥만한 방에서 아들 키우고 벌어 당시 영등포 시흥에서 다방도
오래 하다 돈문제로 이혼하고 강원도로 도망을 가서 고생하다 겨우 화성시에 자
리 잡고 잘 벌고 사는줄 알아 오년전부터 가지 않았는데 또 이런일이 생겼으니
이유도 모르고 그저 불쌍할 뿐이고 어디에서고 몸이라도 잘 추스르고 살기를 바
랄 뿐이다.
돌아 오는길 양평동 근무하던데 소주한병 가지고 갔는데 근무를 바꿔 새로 온 직
원이 있어 인사만 나누고 2초소에서 한잔 마시고 오는길에 동대문 황 주임이 톡
을 보내 거기까지 가서 조 기사와 셋이 한잔 더하고 밤늦어 간신히 귀가했다.
오늘 아침까지 술기운이 남은채로 출근을 해서 빌어 먹을 주민에게 치도곤이를
당하니 오늘도 슬픈 날이었다.
-2020. 4. 27. 시련에 울고 웃는 철없는 "연희 나그네"-
D + 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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