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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일기

#.연희동 일기(737)








    




어제 집에 들어가 마눌과 아침을 먹고 마눌은 어디 갈일이 있다해서 혼자 나와 어디로
갈까 하다 일단은 홍대입구역으로 발길을 돌려 찬바람 맞으며 경의선 숲길공원을 지나
경의중앙선을 타고 회기역에서 내려 한시간 여를 기다려 경춘선 기차에 올랐다. 나중에
마눌에게 들으니 상봉역에서 출발하는 기차가 많다고 한다. 나는 경춘선이 승객이 적어
그런 걸로 생각을 했지만 내 생각이 잘못이었다. 이럴 때는 좀 바보같은 생각이 든다.
회기에서 경춘선으로 갈아탄건 양수리쪽으로는 너무 많이 가서 실증도 나고 두물머리는
사람도 많지만 사진도 많이 올라와 요즘 좀 식상한 느낌이 들고 갈 때마다 먼저 간 친구
생각도 나는데 친구네 부인도 그렇지만 비닐농원을 관리하는 앞집 농군도 잘 아는 사이
인데 겨우 마주쳐야 말없는 인사나 겨우해서 마주치면 기분만 언짢아 지기 때문이다. 아
무리 사람은 갔지만 자기 남편 못잊어서 가끔 들르면 아마 보통 여인네들은 말인사라도
하련만 작년이던가 일부러 강남역 부동산에 들러 전화번호 알아 운정친구도 병들었다고
전했더니 걱정은 커녕 자기도 병들었다는 말만하고 일체 일언반구도 없는 부인인데 얼
마 전에 운정친구는 부인하고 다녀 왔다고 저녁에 용돈까지 주더라고 좋아 했다. 자기 전
화는 받지도 않는다고 다른 친구시켜 묫자리도 물어 봤는데. 두 부부 모두 내가 결혼식
사회를 봐준 친구들인데 나이먹고 가진게 없으니 두 부인들 모두 나를 대하는게 같지 않
아 나도 그렇게 대한다. 저희들에게 신세를 지는 것도 없고 한데 내 보기에는 돈에만 관
심있는 재산으로만 사람을 평가하고 대하는 별 볼일 없는 여인네들인데. 나도 그녀들 마
주치지 않기로 하고 강남 친구부인은 볼일도 없지만 운정친구는 자주 만나도 요양원집에
는 들어 가지 않는다.
얘기가 다른데로 흘렀는데 경춘선을 타고 졸며 가다 대성리에 다다라 그만 거기서 내려
강가로 가는데 그 입구는 왜그리 정비를 못하는지 국민관광지 팻말이 무색하다. 강가로
가니 오히려 거기는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잘 정비해서 청평역까지 이어지게 만들어 놓

남한강변처럼 멋지고 보기도 좋았다. 혼자 걷다 가져간 소주약간을 마시고 원대성리

서 돌아오는데 강가 그 좁은 곳에 미니 골프장이 있어 한참 개장준비를 하고 있었다.

체 골프들을 얼마나 좋아해서 그 강가 쬐그만 땅에 골프장을 만들었을까, 막말로 요즘

나 소나 차트렁크에 골프채 싣고 다니는게 유행이다. 다시 상봉으로 돌아와 경의중앙

선으로 환승 홍대입구역에서 내려 한시간을 기다리다 마눌만나 함께 귀가해 그 밤중에

안방 선풍기 풀어 물로 닦아 놓고 잠 들었다.




-2020. 4. 25. 안식일에 근무를 하며 "연희 나그네"-






                                                                               D + 2,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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