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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일기

#.연희동 일기(655)







 




연휴 세번째 날 출근을 했다.
지상 4층과 지하 3층의 상가에 지하 2,3층은 대형마트가 있고 지하 4,5,6층이
주차장이다. 언덕에 지어져 한쪽은 지상 4개층이고 다른 한쪽 지하철역 앞은
지하 2층 마트 출입구로 연결이 되는 지상 6개층인 조금 구조가 복잡한 건물

이다. 설명절 동안 마트외에는 거의 문을 닫고 휴무중이라 난방도 오전에 마

트만 할 정도로 기온도 높은 명절이 가고 있다.


어제 설날에는 점심무렵 엄마가 계신 병원으로 가서 형제들과 만나 점심을 같
이 먹고 헤어 졌는데 원래는 엄마가 편찮치 않으면 맏이인 우리집에 모여 차
례도 지내고 했어야 한다. 엄마가 아프시기 전부터 제사를 지내지 않기 시작을
한지 올해로 십년이 되었고 엄마가 입원하신게 오년이 지났다. 시대가 변하고
생활이 달라지니 제사를 지내지 않는 집들이 늘어 나지만 형제가 있으면 서로
합의하에 해야 하는데 우리는 어찌하다 보니 우리 결정만으로 그만 지내게 되
어 그 뒤로 내 마음이 좋지를 않다. 얘기를 하자면 길고 집안일이라 여기까지만
하기로 한다. 다만 원래 내가 결혼 할 때 약속은 내대 까지는 기제사 여섯 번과
명절제사를 지내기로 했었다. 그래 교회를 다니는 마눌이 이십여년을 잘 준비
를 해주었는데 그만 힘에 부쳤는지 그만 하고 싶다는 의사표시를 해서 어쩔 수

없이 중간에 그만 지내게 되었다. 그 뒤 내내 내가 마음이 편치 않다.

이제 저녁을 보내고 내일 아침에는 퇴근을 해서 분당 너머 오포에 계신 아버지
산소에를 가기로 했는데 거의 해마다 혼자 가게 된다. 삼형제에 손주도 두집에
하나씩 둘이 있는데 언제 부턴가 동생네는 저희들 따로 다니고 우리는 그나마
나혼자 간다. 공원묘지라 아버지 모신지 38년이 되어 이제 이장을 하라고 하는
데 동생에게 뜻을 물어도 어떻게 하자고 얘기도 안하고 답답하다. 내가 혼자 부

담을 할 수 있으면 내가 떠나기 전에 화장을 모시고 싶은데 걱정이다. 원래 어

머니 입원 전에 지나는 소리로 아버지도 화장 모시고 어머니도 돌아 가시면 그

렇게 하고 싶다 얘기 했지만 엄마가 대답을 안하셨지. 나도 제대로 관리를 못하

는 아버지 산소에 엄마 산소를 애들에게 맡길 수도 없는데.

이렇게 또 한번의 설날을 보내고 한살을 더 먹는다.




-2020. 1. 26. 설 연휴 일요근무를 마치고 대기시간으로 "연희 나그네"-





                                                                   D + 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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