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퇴근 길
하늘이 맑고 푸르다. 며칠을 흐리고 비가 내려서 화창한 하늘이 반갑다. 홍대앞에 내려 학습관
에 자리를 잡았는데 전화가 왔다.
처음 본지 올해 사십년이 되는 가까운 친구의 부인이다. 내가 제대를 했던 1979년 초겨울
종로 피카디리극장 부근에 친구와 함께 나왔던 처녀였는데 그 친구와 1983년에 결혼을 해서
우리처럼 아들 하나 두고 살았다. 우리는 1987에 했지만, 계속 왕래가 있던중에 2005년도 의정부
에 살던 친구네로 가 술집에서 소주 한잔을 헀는데 내가 여유가 없어서였는지 친구가 하는 말이
서운해 십년을 왕래가 없다 꼭 십년만인 2015년 우리가 홍대앞에 살 때 퇴근하고 아침 산책을
하던 중에 서교동성당, 바로 이 학습관 부근에서 택시에서 내리는 친구녀석을 보고 불러 다시
만나게 되었다. 지가 나를 볼 생각이 있었으면 2012년까지 이문동 외대앞에서 우리 마눌이 가게를
했으니 만날 수가 있었지만 저도 그리 나를 보고 싶지 않았다는 얘기다. ㅎ ㅜ .
못보는 동안 나는 하던일을 계속하고 그대로 살았지만 친구는 기복이 있는 삶을 이어 왔다고 했다.
그 몇 해 전에 편의점 야간일을 하다 갑짜기 쓰러졌는데 빨리 발견이 되어 옆에 있던 순천향병원으
로 이송되어 비교적 가벼운 후유증을 남기고 회복을 했지만 그래도 평소의 몸으로는 돌아 오지 못하
고 이제는 그나마 아무일도 할 수가 없어 쉬고 있고 친구 부인이 일을 해서 먹고 살아 간다. 이제는
반대로 지가 내게 서운해서 연락을 안한다. 내가 입바른 소리 하는게 싫어서 전화도 왕래도 없어
친구부인에게 가끔 안부도 묻고 또 나이가 나와 한살차이라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고 여자가 벌어
먹으니 위로도 해주고 하는데 남들이 보면 별로 좋지는 않겠지.
우리 마눌도 그렇고.
허나 거기까지다.
귀가해서 한잠하고 마눌이 약속(ㅎ)이 안계시면 어디 동부인이나 해볼까 하는데 같이 나가면 꼭
뒤끝이,
ㄲ ㄲ ㄲ .
-2019. 6. 11. 아침 하늘 좋은 날 "연희 나그네"-
D + 2,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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