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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일기

ㅇ연희동 일기(30)




어제는 막내매형이 입원한 병원에 문병을 가서(엄마는 가보지도 못하는데) 누이와 휠체어에
매형을 앉히고 일층 로비를 몇 바퀴 돌고(일요일 낮에는 간병인 아주머니께서 집에를 다녀오는
날이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신길동 고향 동생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고척동에 새로
지은 돔구장에서 "웃자 대한민국"공연을 하고 있는데 그 아우가 스탭으로 참여를 해서 미리
전화를 한다는 걸 잊었다고 하면서 지금 오라고 하더라구요. 공연을 보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마지막날이라도 나를 생각을 해준 아우가 고마워서 그래 갈게 하고는 병원을 막
나왔는데 전화가 그 것도 모르는 번호로 걸려 와서 받아 보니 수원에 살고 있는 외사촌 동생
이었습니다. 무슨일이 있구나 하면서 웬일이냐 했더니(전에는 자주 왕래가 있었고 저보다 한살
아래지만 깍듯이 형대우도 하고 하던 사인데 저는 아니라고 하겠지만 가지고 있던 농지가 <주공>
인가에 수용이 되어 큰돈을 보상받은 이후에는 뜸해짐, 내 생각) 큰 형이 돌아 가셨다고 합니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중풍을 맞아 거의 이십 여년을 고생하다 삼년 전에 병간호를 하던 형수를 먼저
보내고도 삼년을 더 살았는데 그 간호를 몸도 소아마비로 성치 않은 나이 많은 둘 째 딸이 했지요.
중풍환자에게는 추위가 가장 무서운 적인데, 어찌 생각하면 살만큼 산 나이고(칠십대 후반) 제가
보기에는 형수도 없이 딸시중을 받고 지내느니 호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가족력이
있어서 우리 마눌이 늘 신경을 씁니다. 우리 아버지도 이맘 때 한 겨울 1982년 양 1월1일에 돌아
가셨거든요.
오늘 오후에는 수원 연화장으로 문상을 갑니다. 벌써 얼마 전 부터 우리 형제들이 세상을 뜨기
시작을 했는데, 내가 이렇게 많이 살았구나 생각이 들면서 "만 감" 이 교차를 합니다. 일찍 며느리
도 보지 못하고 돌아 가신 아버지, 일년이 넘게 병원에서 사투를 하시는 우리 엄마가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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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1월 마지막 날에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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