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은 아프고 목은 말랐지만 물건이 별로 없는데도 하나 둘 팔리는 재미에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지났지만
장시간(주부들이 저녁장을 보러 나오는 시간)이 지나면 둘 다 녹초가 되고는 했지요. 그래도 그 적은 물건을
가지고도 장사가 되었던 것은 가게에는 문을 열고 들어 가서 구경을 하고 그냥 나오기도 부담스럽고 하지만
우리는 시장길 한쪽 좌판에 있으니 마음대로 만져 가면서 볼 수가 있고 그냥 구경만 해도 눈치가 적게
보이니 편할 수 밖에 없고 그 때 마침 전국에 수입품코너 열풍이 불어 우리 가게 앞을 그냥 지나 치지를 못할
정도 였습니다. 이른 봄이라 계절 덕도 보았구요,그렇게 물건을 팔면 어린 아들과 우리 두사람이 먹는 것만
빼고는 물건을 늘려 나가니 금방 늘어 날 수 밖에 없었지요. 문제는 장사가 끝나는 저녁에 상품을 보관하는
것인데 처음에는 몇개 되지를 않아서 앞에 있는 주택에 있는 가게에 맡기고 다음날 아침에 내 놓으면
되었지만 물건이 늘어 나니 매일 그렇게 할 수도 없고 해서 좌판을 만들 때 각목 기둥위에 4*8짜리 합판을
위에 깔아 만들었는데 그 합판에 맞추어서 철판으로 상자를 만들고 앞에는 문을 달아 잠글 수 있게 하고
아래에는 네 귀퉁이에 바퀴를 달아 이동도 할 수 있게 만들어 밤에는 통안에 물건을 넣고 잠그고 귀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봄이 지날 무렵 하루는 아침에 나가니 우리 자리와 옆자리 사이에 누가 좌판을 하나
만들어 놓았더군요. 한자리가 만들어질 공간이 아니었는데 이걸 어째야 하나 생각을 하다 누가 우리처럼
어려워서 먹고 살기 위해서 그랬겠지 하고는 그냥 놔두기로 옆자리 과일을 파는 친구와 얘기를 했는데 며칠
후에 보니 다른 곳에서 건어물 가게를 하는 사람이 가게장사도 시원치 않고 하니 자리나 하나 만들자는
생각으로 좌판을 밀고 들어 온 것이었습니다. 정말 배가 고픈 사람은 아니었지만 우리 땅, 우리 가게도
아니니 어찌 할 수도 없고 가뜩이나 좁은 자리가 더 좁아지고 말았고 그렇게 자리를 잡았던 그 사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리를 팔고 나가는 바람에 그 노점자리가 매ㅁ되는 최초의 사례가 되었습니다.
그 자리를 사서 붕어빵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아주머니는 시장길 아래 아파트상가 부근에서 쌀가게를 하는
분이었는데 부업으로 장시간에 올라 와서 구워 팔고는 일찍 닫고 내려가고 그 자리에는 우리 물건을 진열하고
팔게 되었습니다. 그 무렵 맞은 편 윗 부분 조그만 가게에 세를 얻은 집에 악세사리 가게가 생긴다는 얘기가
돌더니 정말 유리창에 썬팅을 하고는 전직이 의심스러워 보이는 나이가 든 부ㅂ가 개업을 준비하느라 왕래가
잦아지고 우리 가게를 유심히 들여다 보길래 그런 가보다 했는데 개업전 날 수입코너 네 글자가 추가 되더라
구요. 같은 노점도 아니고 가게를 얻어 장사를 시작 하는 사람들이고 좋게 얘기를 해서 통할 만한 사람들도
아니게 보여 일단은 두고 보기로 하고는 우리장사에만 신경을 쓰면서 더 친절하게 더 싸게 더 일찍 열고 더
늦게까지 한대서 고생을 하게 되었는데 문제는 맑은 날은 햇빛때문에 물건이 변색되었고 비가 오는 날은
아예 열지를 못하고 공을 쳐야하니 않되겠다 싶어 노점 열 다섯집 중에서(처음 자리를 잡고 우리가 시작을
할 때는 좌판만 만들어 놓고 장사는 않던 집들이 우리가 시작을 하면서 하나 둘 시작을 했는데 우리만 생물
"채소,과일,생선"이 아니었음) 제일 먼저 파이프로 네 기둥을 세우고 천막으로 지붕과 벽을 두르는 일종의 가건물
(ㅎ)을 만들었지요. 그리고는 다른 집들도 따라서 하나 둘 천막이 들어 섰는데 그 무렵부터 88올림픽이 끝나고
다음 해 봄이니 89년 봄부터 전국에서 노점단속이 시작이 되어 부천 북부역 광장에 있던 그 많은 노점이 철거가
될 정도의 단속을 하게 됩니다.
헌데 우리가 노점을 하던 곳은 간선도로가 아니어서 주민들 통행이나 차량의 소통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곳인데
아래의 아파트상가 상인들이 장사가 안되니 우리 때문이라고, 이미 상가는 상권이 죽어 주민들의 왕래가
뜸했었는데 세도 내지않는 노점들이 장사도 잘되고 하니 배도 아프고 해서 시청에 진정을 넣기 시작을 해서
무허가 불법 노점 단속 예고를 하고는 실제로 단속을 나오기 시작을 합니다. 그 이후로, 만3년을 일년에 한
두번씩 연례행사로 치르게 되지요. ㅠㅠㅠ.
ㅡ 중 략 ㅡ
- 2015.11.21 토요일 아침에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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