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월
ㅡ 김 영랑 ㅡ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 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
바람은 넘실 천(千)이랑 만(萬)이랑
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 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는 여태 혼자 날아 올 줄 모르나니
암컷이라 쫓길 뿐
숫놈이라 쫓을 뿐
황금 빛난 길이 어지럴 뿐
얇은 단장학고 아양 가득 차 있는
산봉우리야 오늘 밤 너 어디로 가 버리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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