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아직도 모르겠고 점점 더 혼란에 빠지니 이 노릇을 어쩌랴.
이제 올리기도 창피한데 그래도 꼭 나만의 잘못도 아니고 내 실수만도 아니니 그냥 평소대로 적어야겠다.
그제 면접을 보고 신나서 어제 아침 일찍 밥을 싸들고(무슨 이유인지 도시락을 가지고 오라는 기전과장)
출근을 하니 그 이른 시간에 자리에 앉아 있는 과장을 보고 면접 통보도 아침 일찍 전화를 해서 조금 이상
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어떻게 이렇게 일찍 출근을 했나 직원에게 물었더니 아예 퇴근
을 안하고 기전실에서 생활을 한다는 얘기에 깜짝 놀래니 주택관리사 시험 공부를 한다고 기전기사들의
공간을 차지하고 주말도 없이 버티고 있다는 얘기에 이걸 또 어째야 하나 그래도 준비하고 왔으니 우선 버
텨 보자 하고 하루 종일 무더위에 근무를 하고 동료기사와 저녁을 먹고는 다시 작업을 하고 잠깐 있다 내
려 가겠다 하고 밖에 앉아 있는데 우선 너무 더워 버티지를 못하겠고, 왜냐 하면 낮에 아무리 더워도 작업
을 하고 기전실로 들어 가면 보통의 경우 에어컨이 빵빵해서 땀을 식히는데 그 넓은 기전실에 작은 벽걸이
에어컨 하나도 과장 책상 뒤에 있고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 꼼짝도 안하고 틱 한마디씩 기분 나쁜 얘기나
던지니 기사들은 의자 뒤에 선풍기 하나씩 놓고 더위를 견디고 그보다 그 과장이 꼼짜도 안하고 있으니 우
리 같은 사람은 처음 당해 보는 광경에 넋이 나가 멍하고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그 시간 아홉시에 도저히
안되겠다 생각에 짐을 도로 싸고 동료분에게 미안하다 하고 과장에게 간다고 하고 열시가 다 되어 돌아 왔
다.
오기 전에 밖에 앉아 전동료에게 전화를 해서 털어 놓았더니 그래도 참아야지 어쩔꺼냐 하고 마눌에게 전
화했더니 디른 직원들도 버티는 데 왜 못하냐 해서 알았다 끊고 말았다. 벌어 먹이려고 기를 쓰고 일자리
찾아 다니는데 겨우 한다는 소리가. 이 무더위에 아무리 쪼들려도 천천히 알아 보라기는커녕 욕이 나오는
걸 겨우 참고 오늘 아침부터 나와 또 이러고 있다.
마포학습관이 확진자 때문에 문을 닫아 여기 정독까지 와서 일곱군데 이력서를 보내는데 나도 그냥 쉬고
싶다.
금방 어제 근무한데 아침 퇴근 했던 젊은 기사가 전화를 해서 모두 과장에게 얘기를 하니 앞으로 원칙대
로 하겠다고, 소장에게 올라가 얘기하니 어제 하루 근무한사람 얘기 듣지 말라고 하더라니 과장이 소장
을 쥐고 흔드는 그런 경우다. 그래 그럼 전부 그만 두겠다거나 대표회장을 만나라 하고 끊었다.
-2021. 7. 22. 정독도서관에서 "연희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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