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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76주년 국군의 날.

연희 나그네 2024. 10. 1. 17:08

 

 

 

내가 군대생활을 마치고 제대한 지 올해 7.24일 45년이 지났으니 어느새 꼰대가 되었구나.

그리고 바로 어제 오후 늦은 시간에 연희동 우리 집 앞에서 만난 아내와 역시 우리 생활권인 양화대교 선유도공원에서 산책 중 만난 한쌍의 젊은이가 강물을 향해 놓인 그네형 나무벤치에서 일어나 돌아 서는데 군인의 어깨에 붙은 부대마크를 보는 순간 자동으로 나의 환호가 터졌다. 열쇠마크, 바로 내가 복무했던 보병제 5사단 열쇠부대 군인이었다. 내가 그 부대에서 제대를 했다고 얘기하고 나는 33개월을 복무했고 제대한 지 40여 년이 지났고 사단이동도 했다고 들은 적이 있냐고 물었다. 들었다고 했다. 양평에서 17개월 연천 전곡에서 17개월을 했다고. 보병 27 연대 소속이라고 해서 나는 공병대대 출신인데 제대 바로 전에 GOP 구경을 했다 공병장비검열차 들어갔었다고. 데이트 중이라 방해가 될 거 같아 그 정도 얘기하고 보냈는데 주위에 산책로뿐이라 음료수도 대접을 못해 서운했지만 지금도 우리 부대마크만 보면 너무 반갑다. 그리고 우리 아들이 뒤늦은 나이, 스물여섯에 입대를 해서 군대말로 O뺑이를 치고 제대한 3사단, 백골부대 장병을 만나도 역시 반갑고. 아들은 소총수에 분대화기까지 메고 힘든 군대생활을 해서 애비입장에서 혹여 육체적으로 견디지 못하고 제대를 못할까 노심초사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나는 내 아들이 군복무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군필은 우리 둘 다 떳떳하다.

오늘 오전 비를 맞고 국군의 날 행사에 동원되어 분열과 태권도 시범, 시험비행과 군장비 행진을 하던 장병들에게 고마움을 보내고 모두들 제대하는 날까지 건강하게 지내고 무사히 부모의 품으로 돌아 오기를 바란다.

 

내 이번 주 근무는 계를 탔다.

24시간 맞교대 근무를 하는 우리 격일 근무자들은 따로 휴무가 없어 토,일요일이나 공휴일 근무가 휴식이나 마찬가지다. 휴일근무날도 물론 기본적인 업무는 해야 하지만 기본점검과 일일검침 외에는 비상대기만 하면 되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1. 3. 5 일 근무 중 1. 3 일은 공휴일이고 5일은 토요일이다. 토요일은 우리 안식일이지만 근무를 빠질 수 없어 온라인예배로 대신한다. 

지금 잠깐 TV를 보는데 '너는 내 운명'이라는 요즘 신혼부부들의 일상을 보면서 우리 때와는 너무 다른 생활이 신기하기도 하고 우리는 언제 며느리와 손주를 볼 수 있을까 부럽기도 하다. 허나 사람 사는 일이 억지로는 안되니 기다려 보기로 하자.

그리고 이제 오늘 주간근무 마무리를 하고 저녁을 먹자.

 

- 2024. 10. 1. 국군의 날에 근무지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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