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희동 일기(1,070)
지난해 10.25일을 끝으로 `연희동 일기`를 중단하고 오늘에서야 다시 잇게 되었다. 그 이유는 내 거처를 연희삼거리에서 동작구 상도동 장승배기로 이사를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작년 8월에 삼 년을 살았던 연희동 원룸을 비우고 한 달여 잠자리에 불편을 겪다 겨우 상도동 장승배기역 부근 옥탑방을 얻어 살기 시작을 해 이제 일 년이 가까워진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 때 들어와 올여름을 지낼 수 있을까 걱정을 하고 여름을 지나는데 아직은 선풍기 하나로 견디고 있고 오늘은 비가 내려 아직 들어가지 않고 동작도서관으로 와서 일기를 올리고 있는데 여기는 에어컨이 빵빵하다. 방금 시끄러운 얘기소리에 돌아보니 직원들의 얘기소리고 눈이 마주쳐 조용히 하라고 신호를 보냈는데 이제 겨우 멈추는 거 같다. 지난번 일기에 올렸지만 6개월 문을 닫고 수리를 한 동작도서관은 시내 내가 들러본 어느 서울시교육청도서관보다 설계 시공을 잘해 너무 좋은데 마포나 정독처럼 직원도 이용객도 조용했으면 좋겠다. 내가 별나서만이 아니고 도서관이라는 장소가 조용히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하는 곳이 아닌가. 그래도 계속 말소리가 이어지는데 어째야 할까.
오늘 사흘째 아침을 거르고 퇴근을 했는데 어제 그제는 괜찮더니 오늘은 배도 고프고 또 낮술도 그만 마시려고 했구만 비가 내려 그런가 생각이 난다. 바로 옥탑으로 들어가면 백 프로 끼니와 한잔을 마시고 잘 거 같고 홍대 쪽으로 가서 아내를 기다릴까 생각 중이다. 어제 잡은 오늘 계획은 피곤이 쌓여 그냥 바로 옥탑으로 귀가해 쉬기로 했는데 비가 와서 선선하니 생각이 달라졌다. 자 이제 일기를 마무리하고 일단 도서관을 나서자. 직원들도 조용해졌다.
- 2024. 7. 18 동작도서관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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