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고치지 못할 성격이나 습관도 있다.

연희 나그네 2023. 6. 21. 12:58

 

 

 

요 며칠 직장문제로 골치가 아픈데 오늘 아침에는 내가 삼 년여를 지내고 있는 원룸의, 나이가 나보다 훨씬 많은 할머니가 밖에 나오는 내게 유리문을 밀고 서서 비키지도 않더니 혼잣소리 비슷하게 몹쓸 욕을 하는 걸 내가 들어 또 큰소리가 나오고  고성을 지르고 집주인 할머니에게 전화로, 톡으로 몹쓸 말을 하고 말았다. 문제는 그 할머니가 오랫동안 원룸의 관리를 했다지만 자신이 주인도 아니고 관리자일 뿐인데 월세를 내고 거주하는 세입자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가 없다는 거다. 관리인이라는 호칭은 집주인과 그녀의 관계일 뿐 내가 세입을 할 때 관리인의 통제를 받으라는 약속은 없었기 때문이고 또 내게 툭하면 하는 얘기는 내 기준으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거다. 어디 할머니라도 여자가 아침에 일 보러 나가는 남자에게 들으라는 듯이 병신 어쩌고 하는가 말이다. 내 입에서도 당장 욕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보통 때는 안 하지만 욕이 되었든 말이 되었든 자기보다 한 수 더 뜨는 사람인데 눈에 보이는 게 없거나 과거 아마도 세입자들에게 하던 못된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아직도 하고 있으니 참 나도 꼰대고 나이가 많지만 정말 육갑을 떨고 있는 것이다. 그래 몇 번을 잔소리해도 주인에게만 전화를 하고 상대도 하기 싫었는데 오늘 주인에게 통고를 했다. 내 복잡한 사정이 정리되면 나가겠다. 그리 알아라 했고 자기도 알았다고 대답을 했다. 아마도 여름은 되었는데 반지하라 누가 들어오지도 않을 것이다. 나야 생활비 외로 월세가 나가서 한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습기가 차고 침수 걱정이 되어도 참고 살았지만 아마도 방 몇이 빈 걸로 아는데 우리 같이 월세 한번 밀리지 않고 3년을 사는 사람 없을 거다. 관리인이 집주인 말도 듣지 않는다니 말이 되는가 말이다. 그리고 관리비로 월 3만 원을 처음부터 내고 있는데 복도 청소도 제대로 하지 않아 보다 못해 내가 대걸레로 닦았고 반지하라 세탁실에 배수가 안 되는 경우도, 그리고 내 방에도 물이 차오른 경우에도 나도 대비를 했건만 아파서 다 죽어 가다 살아나서는 나처럼 제버릇 버리지 못하고 못된 짓을 해댄다.

 

그런 소동을 벌이고 나와 그래도 한편으로는 좋은 소식도 있어 다행이다. 확실한 결정은 아니지만 조금 후에 다시 만남을 가지고 잘 되면 바로 복직을 할 수 있으니.

제발 이번에는 좋은 일로 마무리 되기를 기대한다.

 

- 2023. 6. 21 하지날 마포평생학습관에서. "연희 나그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