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가을 아침에.
오늘은 전형적인 아침 퇴근하는 남자다. 남들이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이라 더 그렇다.
어제 근무날 잠깐 짬을 내어 겨우 사가지고 온 성경筆讀노트를 오늘 새벽에 쓰려고 꺼냈더니 내가 쓰던 것보다 크기가 작았다. 리어카에 진열된걸 산게 아니라 주인을 만나 어느집안에서 가지고 나왔는데 미리 내게 큰거냐 작은거냐를 물었고 먼저 사가지고 올때 작은거라 생각을 해서 작은거라고 얘기를 했지만 한가지만 가지고 나와 비교가 되지 않았던 거다. 그래서 남아 있던 노트 한장과 색깔 들어간 속지 한장을 쓰고 나서 아침부터 어제 판분에게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아 직접나왔어도 작은 가게 문도 안열고 계속 전화도 받지를 않아 조금 무거운 가방을 들고 여기 정독도서관으로 와서 일기를 쓰게 되었다.
서너번 와서 허탕을 쳤을 때 우리 마눌이 그냥 다이소에서 사서 쓰라는걸 뭣이든 처음 사용한걸 바꾸지 못하고 계속 사용하는 나이기에 값도 싸지만 내게 꼭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서너번을 나와서 찾았고 결국은 만났지만 크기가 또 말썽이다. 그래서 새로운 환경이나 새로운 기기에 적응도 늦고 빨리 배우려는 마음도 늦어 손해를 본다고 할까 그런형이다.
그렇게 소원이던 중고 DSLR카메라를 구입한지 2년이 되었는데 이 핑계 저 핑계로 아직 사용법도 제대로 숙지를 못하고 있어 우리 마눌이 한심한듯 쳐다 보는데도 아직이다.
여기 정독도서관이나 경복궁 삼청동 일대 그리고 다른 고궁들의 단풍도 유명관광지의 단풍보다 못하지 않고 외려 관리를 해서 더 좋을 수도 있다. 멀리 차를 타고 가는 그 기분이 아니라 그렇지 서울 시내의 단풍도 유명한 산이나 수목원만큼 좋아서 눈을 즐겁게 하는데 이제 정말 끝물이라 기온이 더 내려 가면 그 수명을 다 할 것이다.
요즘 정말 꼴사나운 우리 나라 정치판과 정치인들이 우리를 피곤의 도가니로 몰아 넣는데 그나마 단풍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 어째 다른분야는 괄목할 성장을 했고 진행형인데 정치판은 퇴보를 하는지 누가 제대로 연구를 해서 모든 정치를 正治로 바꾸면 참 좋겠다.
이제 겨우 해가 나기 시작을 한다. 한번 더 노트가게에 가보고 숙소로 돌아 가자.
- 2022. 11. 14. 햇볕드는 디지털자료실 창가에서. "연희 나그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