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께 올리는 편지
며칠 후면 어버이날이고 오늘은 어린이 날입니다.
아주 오래 전 60여년이 지난 시절 제가 어려서 국민학교를 다닐 때는 어버이날이 아니고 어머니 날이었는데 엄마가 있는
아이들은 빨간 카네이션을 엄마가 안계신 아이들은 하얀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게 했습니다. 국민학교 일학년 가을에 엄
마가 병환으로 돌아 가신 저는 그래서 어머니날이 반갑지 않았었지요. 그렇게 삼년이 지나고 새어머니가 오신후로 그런
생각이 없어졌지만 지금 생각하면 어른들이 참 잔인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엄마가 없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 주
기 위한 의도가 있었겠지만 흰카네이션을 달아야 하는 어린 아이들의 마음을 한번이라도 생각을 했다면 아마 그렇게 하
지 않았겠지요. 그리고 어린이날이라고 지금처럼 선물이나 부모님들과 나들이를 가는 일은 상상도 할 수가 없는 시절이
었습니다. 모두들 먹고 사는 일에 바빠 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를 갈수가 없었고 또 집집마다 아이들도 많아서 식구들이
모두 모여 나들이를 하기도 어려운 시절이었구요. 지금 모든게 풍요로운 세상이지만 저는 그 때가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지금 어린이들이나 아직 젊으신 분들 우리나라가 이렇게 풍요롭기 전, 바로 지난 세대에는 식량도 물자도 모두 부족해
고난의 세월을 살았다는 사실을 한번쯤 생각이라도 해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이제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를 올립니다.
저는 딸셋이 있는집의 장남으로 태어 났습니다. 원래 맏딸 아래로 아들을 낳았는데 호적에도 오르기전 둘이 홍역을 앓다
딸은 살고 아들이 가는 바람에 아버지께서 더 힘이 드셨고 저도 장남이 되어 아들 노릇은 못하고 살았어도 어깨가 무거
운 세월을 살았습니다. 그렇게 태어나 맏아들에다 국민학교 시절에는 똑똑하고 성적도 좋아 공부를 했으면 엄마가 미국
유학이라도 보내 주겠다고 했지만 아무 생각없이 공부도 안하고 시간낭비를 하고 말아 지금도 그 영향을 가지고 살아
가고 있습니다.
우리 아버지 당신이 어려서 할아버지께서 삼남매와 젊은 아내를 두고 무슨 이유에서든 집을 나가시는 바람에 평생 고생
을 하셨는데 맏아들인 제가 아들 노릇도 못해 정년퇴직후 얼마 되지 않아 뇌졸즐으로 고생하시다 돌아 가셨고 사학년부
터 우리 칠남매를 키우고 출가 시켜 주신 엄마는 2014.10월에 병원에 검사 받으러 걸어 들어 가셔서 환자가 되어 지금도
일반병원에서 막내아들의 간병을 받고 계십니다. 이십년전에 돌아 가신 아버지 그리고 병원에 계신 엄마가 제 마음을 아
프게 하시는데 무엇도 대신 할 수 없어 가슴이 저립니다. 그저 마음으로 두분께 용서를 빌고 엄마가 좀 더 편안해지시기
를 기도 드립니다.
아직 비교적 젊으신 분들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조금 더 잘하면 가신 뒤에 후회가 적어 질테니 참고로 하세요.
두서 없는 편지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 하나님 품에서 행복하세요.
Amen.
- 2022. 5. 5. 박 제영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