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희동 일기(959)
오늘 아침 잠을 깨니 시간이 일곱시반이라 저녁인지 아침인지 모르겠어 베란다 문을 여니 날이 밝아 훤했다.
깜짝놀라 근무지 동료에게 전화부터 하고 대충 눈꼽만 떼어 내고 출근을 하는데 그제서야 어젯밤 일이 생각이 났다. 어
제 아침 퇴근해 바로 숙소로 가서 점심을 차려 먹고 한잠을 자고는 인사동 아르떼 숲에서 개관기념 전시를 하는 친구님
그림을 보고 나와 남구로시장 친구네 가게로 갔다. 그런데 평소에 친구가 대신 장사를 해주는 가게 한쪽 자리 임차인이
있어 오랜만에 만났고 또 한사람 오십대까지 홀로 사는 동네 동생도 온다고 해 그렇게 넷이 막걸리와 나는 소주를 마시
기 시작을 했다. 나중에는 술이 술을 마셔 평소 일홉이 정량인데 거의 삼홉을 마시고 지금 일기를 쓰는 순간 생각이 났는
데 술들이 올라 노래방에를 가자고 해 노래방에서 맥주를 마신거 같다. 그렇게 놀다 나와 2호선을 타고는 졸고 졸다 뚝섬
에서 역무원이 깨워 일어 난 시간이 새벽 한시가 가까웠던거 같다. 그래 마눌에게 전화를 해서 택시를 타고 갈까 아니면
거기 어디에서 잘까, 택시를 타고 오라는데 차비도 모자란다고 그러니 집으로 오라고 하고는 그 뒤로 전화를 받지 않았
다. 그래서 연희삼거리로 가는 중에 기사분에게 상황 얘기를 하고 닥닥 긁어 삼만원중 만사천원을 주고 전화번호도 주고
오늘 주기로 했다. 그리고 오전에 문자과, 부쳐달라는. 그래 전화를 했다. 오늘은 근무중이라 못 보내고 내일 부쳐 주겠다
고.
아침에 받은 마나님 톡, 잠이 들었는데 어떻게 되었냐고, 징.
오늘 하루 종일 고생을 했다. 숙소에서 혼술을 하면 이런 일이 없는데 여럿이 마시면 이렇지. 그래 친구도 좋지만 마시는
건 조심해야 한다.
아,
아무래도 당분간 금주를 해야겠다.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