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기

#. 연희동 일기(951)

연희 나그네 2022. 3. 26. 15:47

 

 

 

오늘 아침 퇴근 후에 새 근무지로 첫 출근을 했다.

어제 저녁 일찍 잠이 들어 자정 무렵 깨었는데 긴장이 되었는지 두어 시간 딩굴다 라면도 한개 끓여 먹고 새벽 세시쯤 다

시 잠들어 다섯시에 일어나 준비를, 일곱시 전에 교대 근무자 번호로 착신을 하고 나오는데 근무자가 도착을 했다. 이 번

달 14일부터 근무를 시작한 동갑내기 주임인데 이년 여 다른 일을 하느라 손도 조금 늦어지고 또 민원일지를 컴퓨터에

저장을 하는데 완전 컴맹이라 자판부터 배우느라  머리가 아팠지만 비교적 열심히 가르쳐 주어 고맙다고 몇 번을 얘기하

고 오늘 내 반찬 걱정까지 해주고 오늘 가지고 나온다고 해 말이라도 고맙다고 하고 나왔다.

 

어제 길찾기는 사십여분 걸린다고 해 오면서 보니 거의 정확하게 맞았고 다음 달 1일 부터는 내 숙소에서 오면 버스를

한 번 갈아 타도 삼십분이면 충분한 거리다. 십여년 이 생활에 제일 가깝고 구 도심이라 마음도 안정적이고 같이 근무하

는 동료도 나이 차가 많이 나는데 오늘 봐서는 예의도 바르고 똑바로 살아 온 거 같다. 방금 민원을 나가는데 얼핏 폰바

탕을 보니 야구 유니폼을 입은 사진이라 누구냐, 아들이라고 한다. 나이가 스물넷이라고 해 실업팀이냐 물으니 LG 프로

팀이라고 한다. 52세에 24세 아들이 있고 프로 야구 선수라고 하니 일단 자식 농사를 잘 지어 내가 보기에도 좋다. 부럽

기도 하고. 프로선수라서 이기 보다는 몰두 할 수 있는 일을 해서 부럽다. 아침에 처음 만난 내일 근무 두분도 주임은 내

또래고 기사는 내 고교후배 란다. 나는 건축과 후배는 기계과인데 주임도 기사도 다 괜찮아 보이고 넷이 커피도 한잔씩

하고 이 얘기 저 얘기도 나누고 얼마 만에 겪는 교대분위기인지 기억도 없다. 혼자 근무하다 둘이 하니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지만 내가 잘 맞춰야 하겠다. 집에서의 거리도 급여도 최고 수준이니 잘해 보자.

 

오늘 비번인 날에 연속 근무를 해 조금 피곤하지만 다행히 휴일이라 조금 낫지만 역시 첫 근무는 조금 힘들다. 그래도 이

겨 보자.

 

- 2022. 3. 26. 금화초등학교 맞은편 강북삼성병원과 적십자병원 동네에서. "연희 나그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