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희동 일기(940)

퇴근길,
아직 춥기는 하지만 요며칠 전에 비해 기온이 올라가 훨 따뜻해 졌다. 立春이 지나 마음속 겨울도 많이 풀렸기 때문이지. 이번 겨울이 비교적 추운 편이었고 나는 작년에 직장을 수도 없이 옮기는 바람에 더 추웠을 수도 있겠지. 그걸 이겨 내느라.
비번 날 다른 해 보다 더 돌아 다녀 피곤도 하고 요즘 좀 나들이를 줄여야겠다는 다짐을 했는데 바로 또 걱정거리가 쳐들어 와 아내와 나 모두 긴장을 하고 있다. 도체 언제나 끝이 날지도 모르겠으니 앞이 깜깜할 뿐인데 직접당하는 아내를 보고 있으려니 더 감당을 못하겠다. 속을 풀어 내야 하는 내가 누구에게 얘기를 하기도 어렵고 혼자 끙끙대려니 출근을 해서 관리사무소 분위기도 무거워지고 민원 응대도 조심스러운데 벌써 어제 그런 기미를 보여 조심을 하고 있다. 여기서 무너질 수도 없고 늙은 아내도 애처럽고.
이번 근무지도 이제 이번 달 말이면 최초 3개월이라 나머지 9개월 계약을 해야 일년근무를 하고 퇴직금과 연차수당을 받을 수가 있는데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르겠다. 연장을 안하기로 사용자가 결정을 하면 1개월 전에 통보를 하는데 지난 1월말에 얘기가 없었으니 연장 하는걸로 알지만 작년 하도 험한 꼴을 봐서 새로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까지는 맘을 놓을 수가 없다. 그리고 지난 해 하도 여러군데를 옮겨 연말정산을 하는데 여러군데 자료를 받아야 하고 수입에 비해 소비가 적어 세금을 제하고 받은 돈을 도로 내놔야 하게 생겼다. 미리 받은걸 치면 손해는 아닌데 아내가 이해를 하고 넘어가기에는 늘 수입이 많지 않은데다 이번 달 급여가 줄테니 걱정을 하겠지. 경리주임이 얼마라도 환급받을 데는 모두 받으라고 하지만 근무가 한달이 안되는 곳도 있어 그도 그렇고.
동계올림픽에서 중국인들의 한심한 짓거리도 괘씸하고 우리 대통령 후보들이나 그 안식구들의 행동들이 전에 한집 군통 부인을 빼고는 못보던 행태라 꼴도 보기 싫고 추하고. 저 女人들 보다는 우리 아내가 훨 고상하고 존경스럽다 내가 팔불출이 되어도. 작은 눈에 눈도 깜짝하지 않을 눈이 만나 세상을, 우리나라를 주무르겠다고 난리를 치고 그들에게 한자리라도 얻겠다고 소위 민주화운동 패거리들이 광란의 춤판을 벌이고 오랜 해골은 이십년 집권을 한대나 老妄을 떨고. 또 한쪽도 濟家도 못하지만 하늘이 닫혀도 판은 바꿔야 할일 아닌가.
웃기지 말고 너나 잘하라고 주위에서 손가락질을 해댄다.
- 2022. 2. 10. 햇빛 들어 오는 정독도서관 창가에서. "연희 나그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