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기

#. 연희동 일기(937)

연희 나그네 2022. 1. 30. 18:29

 

 

일요일 근무를 하고 있다.

여기 근무지는 일요일에 재활용분리수거를 하는 날이라 정,후문 경비분들이 힘이 드는 날이다.

지상 주차장과 출입로 한편에 대형주머니를 종류별로 펴놓고 주민들의 수거물을 모으는데 제대로 분리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재활용을 할수 없는 물품이나 재활용품목이라도 양념이 묻거나 음식찌꺼기 등등이 묻은 것을 그냥 내놓고 종

량제 봉투값을 아끼려는 행동들을 하고 있다. 이 추운날 계속 지킬 수도 없고 양심에 맡기는데 내 보기에 여유없는 우

리들 보다 더 보기 딱한 짓들을 하고 있다. 재활용분리수거와 종량제봉투 사용을 시작한 때가 1995.1.1부터인데 몰라

서 그런는건 아니고 쓰레기 봉투값을 아끼기 위한 짓들이다. 얼마나 오래들 살겠다고 그러는지 모르지만 우리집에서

도 아끼고 살아도 그 정도는 하지 않는데 말이다.

 

우리 24시간 격일제 근무자들의 제일 큰 애로사항이 바로 명절근무인데 둘중 한사람은 당일 근무를 해야하고 나머지

한사람도 명절전날이나 다음날 근무를 해야 한다. 감시적 근로자라고 밤이나 휴일에 일어 날수 있는 비상사태를 대비

하기 위해 24시간 근무를 하기 때문에 한시도 방재실이나 경비실을 비울수가 없다. 근래에는 운좋게 명절 당일 근무

가 없었는데 이번에 설날 당일 근무차례가 왔다. 그래 오늘 근무하고 내일 아침 퇴근, 설날 출근을 할 차례였는데 오늘

아침 출근을 하니 교대근무하는 동료가 나에게 오늘 내일 근무하겠냐 물어 그럼 명절날 근무를 하겠다는 얘기냐 하니

갈데도 없다고 그렇게 하자고 해서 알았다고 하고 보내고는 며칠 전에 하도 화가나 쌍욕까지 했던게 맘이 좋지 않았

는데 더 민망해지고 말았다. 주말에 몇번을 서로 48시간씩 근무를 했지만 명절이라 이번에는 하자고 하면 명절과 다

음날 하라고 할거 같아 미리 안한다고 생각까지 했으니 더 민망한 경우가 되었다. 부끄럽고.

내일 전화해서 설날 아침 여덟시 교대인데 열시쯤 아침먹고 나오라고 해야겠다. 이월 초까지 근무를 하겠다고 했다는

데 어떻게 할건지도 물어 보고. 너무 말이 없어 두달을 근무했어도 교대시간에 잠깐 커피한잔도 해본적이 없으니 내

잘못일 수도 있지만 동료도 좀 문제가 있기는 하다. 나보다야 한참 젊지만 올해 육순이니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닌데.

 

나도 올해는 블로그를 처음 만들 때의 初心으로 돌아가 雜文이라도 써보려는데 애당초 가능성이 업는 일은 始作을

안하는 편이라 처음 해보는 생각의 표현이다.

오늘 주간근무도 끝이 났다.

 

- 2022. 1. 30. 일요일 주간근무를 마치며 관리사무소에서. "연희 나그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