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한번의 이직.
올들어 시작된 근무지 이동을 다시 또 하게 되었다.
9.8일부터 근무를 시작했던 여기 무악동 옛날 옥바라지골목의 임대아파트를 떠나며 지난주에 있었던 일도
빌미가 되었지만 처음에 와서부터 느꼈던 점이 계속 부담이 되었다. 서울토박이로 태어나 결혼후 10년 동
안 경기도 부천시 역곡에서 살았을 뿐 계속 서울에서 지냈지만 서울 시내에 서울시에서 짓고 관리하는 임
대아파트가 이렇게 곳곳에 많은지 올해 처음 알았다.
우리도 내가 준비를 못해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해서 단칸방부터 시작을 했으니 얼마나 힘든 생활이었겠나만
월세로는 살아 보질 않았다. 월세를 감당하느니 조금씩이라도 모으려 했고 경제 감각이 전혀 없는 나는 아
예 아내에게 맡기고 역시 재테크나 그런데는 관심이나 소질도 없었던 아내도 없으면 안쓰고 그냥 한푼이라
도 아끼고 살았다. 많이 버는 능력이 없으니 둘이 몸에 맞지도 않는 시장통에서 장똘뱅이를 하면서 먹는거
외에는 안쓰고 한푸 두푼 모으며 사는 방법밖에 다른 수가 없었다. 지금 이야기를 쓰는 순간 그때 아들 하나
데리고 온갖 고생하던 생각에 눈물이 맺힌다. 그래서 전셋방을 전전할 때 친척이나 지인들이 너희는 자격이
되니 임대아파트 신청을 해라 싼값의 임대료로 살수가 있으니 하고 권했지만 아무리 싸도 월세에 관리비를
부담해야 하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아무리 넓은 평수의 아파트라도 내 눈에는 집위에 집, 집아래 집, 켜켜
이 쌓인 집들 속에 사는게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다 여기는 최소 평수의 영구 임대아파트라 연세 많으신 분들이 많고 민원이 들어와 방문을 하면 노인
분들이 건강도 좋지 않으신데 힘겹게 일상을 보내는걸 보는게 제일 힘이 들었다. 나도 여유가 없는 데다 잠
깐봉사나 방문이 아니고 출근 하면 하루 종일 보고 지내는 일이 가슴이 아팠다. 그래 계속 이력서를 보내고
있었지만 면접연락이 없다 엊그제 연락을 받고 어제 면접을 보는 장소에서 다른데서 연락을 받고 두군데 합
격을 하고 한군데 결정을 했다. 그후 오늘 출근을 해 근무중에 또 다른데서 내일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합격자가 무슨 이유로 펑크를 내었으니 면접후 모레부터 근무를 할수 있냐고 했다. 급여가 평균이
되니 멀기는 하지만 일단 가보기로 했다. 지금 여기나 21일부터 가기로 한데는 급여가 제일 적기 때문에. 그
래서 나이 많은 내게 기회가 오는 이유다.
- 2021. 10. 16. 그래도 잠깐 정들었던 근무지를 떠나며. "연희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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