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기

#. 연희동 일기(898)

연희 나그네 2021. 10. 8. 11:04

 

 

 

비가 계속 내린다.

며칠째 내리는 비를 보며 농사를 지어 보지는 않았지만 한해 농사를 열심히 지어 추수만 남은 농부들의

걱정이 짐작이 되고 누렇게 익은 벼가 있는 논에 쓰러진 벼와 어느 곳에는 피가 더 많은 곳을 보면서 전

과 다르게 이제는 그걸 뽑아 내고 일으켜 세울 인력이 없어 그대로 두고 보는 세상이 된걸 아쉬운 마음

으로 돌아 본다.

 

5일날 만난 친구와 강화도 해안도로 드라이브를 하고 10여년 전에 다른 친구와 친구부인까지 넷이 다녀

왔다는 `함허동천`이라는 장소에 가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다 빈자리가 많았는데 하필 한자리 건너 두대

가 세운 공간에 들어 가던 중 끝부분에서 오른쪽 차량 범퍼 끝을 살짝 건드리고 말았다. 내가 조수석에

앉았다 깜짝 놀랬지만 이미 건드린 다음이니 얼른 내려 확인, 크게 자국이 나지는 않았어도 긁힌 표가 나

서 전화번호를 찾아도 없고 마침 지나던 시설관리공단 직원이 내려 오면 연락 주겠다고 번호를 물어 내

번호를 알려 주었다. 아픈 친구가 말도 어눌해 통화도 힘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돌아온 저녁 무렵 전화

가 와서 다음 날 공업사에 견적을 받아 연락을 주겠다, 그렇게 하라고 끊었다. 다행히 젊은 친구였고 전

화상으로는 예의도 갖춘 사람이라 친구에게 전하고 기다리자 하니 꽤 큰 액수를 얘기하고 그만큼은 주겠

다해서 무슨 소리냐 기다려라 하고 다음날 연락이 왔다. 나는 차량수리비를 잘 모르지만 최소한의 비용

을 얘기한 거 같아 다행이었다. 친구에게 전해 바로 입금을 해주고 어쨌든 미안하다 하니 자기가 감사하

고 송구하다고 답을해 요즘 모두 힘든데 이런 젊은이도 있으니 희망을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리고 우리 친구나 나나 아직 남들을 돕고 살지는 못해도 못할 짓은 안하고 살았으니 잘 마무리가 되었다

생각을 한다. 앞으로도 남들에게 웬만하면 잘 대하고 살아야지

 

그나 저나 아직 운전을 해서 둘이 다니는데 친구가 운전을 못하게 되면 어째야 하나 생각이 많다. 나는 이

제껏 장롱면허에 차도 없고 그렇다고 이제 운전연습을 해서 운전을 하기도 늦었고 말이다. 운전면허를 반

납 할 나이에 가까우니.

 

또 다른 방법이 있겠지만 운정 집으로 가서 봐야 하는데 노인요양원을 운영하니 그도 그렇고. 그 때 가서

생각하자.

 

-2021. 10. 8. 절기상 원로에 재향군인의 날에. "연희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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