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희동 일기(893)
추석 연휴 5일중 3일 동안 근무를 하면서 이번에도 역시 힘든 명절을 보냈다.
나를 아는 이들은 그만 세상 고민하지 말고 좀 편하게 지내라지만 물론 성격때문이기도 하고 우리 식구
주위를 감싸고 있는 사정이 그리 녹록지가 않기도 하기 때문이다. 흔히들 하는 얘기 집집마다 아무 문제
없는 집은 없다고 한다. 맞는 말인데 그 정도의 차이가 견디거나 못견디고 주저 앉거나 겨우 버티거나의
차이다.
명절 당일 아침에 퇴근을 해서 밥을 막 먹었는데 막내누이가 톡을 했다. 엄마계신 병원에 와있는데 안오냐
는, 그래 못간다고 하고는 끊었는데 셋째누이가 무릎수술을 했다고 그리로 간다고 해 조카에게 전화로 물
으니 수술을 했다고 하길래 그래 앞으로는 연락을 못받으면 그러려니 하고 살자 하고 끊었다. 그리고 혼자
반주로 한잔을 하고 전근무지 동료가 추석날 시간 나면 들르라고 해서 저녁무렵 이촌역에 내려 한강공원
에 잠깐 들러 가려고 전화하니 그렇게 하라고 해 강물 구경하고 다시 나와 전화하니 엉뚱한 반응을 보였다.
전같으면 역에서 전화하면 바로 오라고 했을텐데 천천히 구경을 하라고 하고 나와 다시하니 자기 몸이 으
실 으실 춥다고 구경잘 하고 가라고 하였다. 이게 무슨 일인가 기가 막혀 말이 안나왔다.
그래 사람이 참 이렇구나, 잠깐 같이 있었고 서로 교대하는 사이라 내가 그만두고 나와 가끔 밖에서 만나
밥도 사고 진심으로 대하다 갑짜기 사람이 달라지니 황당하고 기가 막혔다. 더군다나 페이스북에 계정이
있어 내 게시에 가끔 댓글도 달고 말이다. 그렇게 돌아 오다 일산의 지인과 통화 중간지점인 능곡에서 만
나 한잔을 하고 늦게 돌아 와 추석날을 마감했다.
역시 이번에도 주로 여자들이 앓는 명절증후군을 앓고 말았다.
그리고 어제 아침 퇴근해 누군가하고 한잔을 하고 싶어 두군데 전화를 했어도 한쪽은 자다 받고 한쪽은 약
속이 있다하고 근무지로 돌아와 밥집에서 한잔을 하고 남대문시장 시계집에 가서 인스타에 광고 하는 시
계 있나 물어 보고 없다고, 그래 장난감 시계하나 사고 돌아 오다 페북에서 본 시니어 모델 여성을 마주쳐
친구만나는데 동석 주절거리다 말많다는 지청구를 듣고 헤어졌다. 헌데 지들은 뭐 그리 대단하다고 남의
남편을 우습게 아는지 웃기는 여인네 들이다.
참 바보짓을 하고 다닌다.
- 2021. 9. 24. 오늘은 세대 전기검침이 나를 우습게 했다. "연희 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