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희동 일기(882)
아침 퇴근 하던 시간에 비가 내려 신촌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바로 숙소로 가서 밥하기 전에 라면을
끓여 아침을 먹고 쌀 씻어 냄비밥을 하였다. 전기밥솥을 직장에 가지고 가서 오늘 하루 지내기 위해
오랜만에 냄비밥을 했는데 제대로 되어 신기하기도. 막내누이네서 가져온 호박전이 냉장고가 신통
치 않아 간장에 고추장과 된장 조금 풀어 자글 끓여 놓고 한잠을 하는데 광고전화가 울려 깨어 일어
나 나왔다. 숙소에 있어야 마땅히 할일도 없고, 소방안전 공부를 하면 좋은데 요즘 골치 아픈 일이
많아 핑계김에 안하고 여기 학습관에 오기 위해 나오니 아침 비는 어데로 가고 뜨거운 햇빛을 받고
간신히 걸어 왔다.
이제 일자리 찾아 네군데 이력서 보내고 한군데는 직접 가볼까 생각중이다. 직접 가는 경우가 좋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전자는 나이보다 조금이라도 젊어 보일 수가 있고 후자는 내
가 일을 할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경우 때문이다. 어떻든 인연이 되려면 합격을 하는데 나이가 걸려
기회가 줄어 드는게 문제다. 글벗서점 여사장님 말대로 즐겁게 살아야 좋지만 그게 그리 쉬운 일인
가 말이다. 물론 당연하고 맞는 말이지만.
집에서는 어쩌자고 계속 버티는 건지 정말 해보자는 거면 나도 이번에는 그냥 넘어 가지 못하겠다.
우선 당장 쓸 용돈과 교통비가 문제인데 돈을 빌려 쓰는 경우도 거의 없고 해서 어디 한달(월급이
다음달 10일)을 융통할데도 없으니 한심하고 답답하다.
주변머리.
이제 일단 학습관을 나서자.
-2021. 8. 11. 마지막 더위가 발악을 한다. "연희 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