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희동 일기(843)
며칠째 비가 내리다 그치다 하고 바람도 심하게 부는게 꼭 가을날씨 같다.
내일이 어버이날이라고 요즘 갑짜기 많아지는 꽃집이나 동네 마트에도 카네이션이 넘쳐난다.
2014. 10월부터 일반병원에 노환으로 입원해 계신 우리 엄마는 면회를 할 수 없는지 오래고
그나마 병원에 가서 간병하는 막내동생을 불러 식당에서 저녁을 같이 먹고 왔지만 아예 간병
하는 이들도 병원 밖으로 나올수 없어 로비에서 얼굴만 잠깐 보고 온다. 엊그제 막내누이가 일
요일인 9일에 형제들이 가기로 했다고 해서 내가 근무날이니 내일 8일에 갔으면 좋겠다, 그럼
다시 얘기를 해보겠다 했으나 6일에 둘째 조카가 아들, 딸 쌍둥이를 낳아서 겨를이 없는지 아
직 소식이 없다. 우리 내외라도 다녀 와야 할 모양이다. 나이테가 많아지니 자식노릇 부모노릇
모두가 힘에 부치고 점점더 어렵다.
어제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볼일이 있어 오전에 일을 보고 나와 삼풍주유소가 있던 바로 옆의
장학재단에 들러 반갑게 맞아 주는 직원분들 얼굴도 보고 커피도 한잔 얻어 마시고 일어나 고
속터미날 상가 8층에서 지금도 숙녀복 장사를 하는 친구 부인에게 갔으나 외출을 해서 전화통
화만 하고 다음에 한번 더 가서 꼭 한번 하고 싶은 얘기를 하기로 했다. 2013에 병으로 먼저간
친구가 아플때 내게 서운해서 아는 척도 제대로 안했던게 내 입장에서는 아픔으로 남아 있다.
내게 그렇게 할 이유가 없었는데. 그래도 우리가 결혼을 할 기회를 만든친구네인데. 오래 되어
부질없을지 모르나 한번쯤 마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후에는 파주 운정에 가서 친구하고 한시간여 드라이브를 즐기고 콩나물국밥집에서 저녁 먹고
나는 반주도 한잔하고 돌아와 피곤했는지 일찍 잠이 들었다. 반주도 조금 했는데.
일과가 끝이 나고 대기할 시간이 되었다. 오늘 일 마무리를 해야지.
-2021. 5. 7. 이곳에 근무한지 한달이 되어 익숙해지는데 계약기간 때문에 고민이다.
"연희 나그네"-
D + 3,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