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기

#. 연희동 일기(788)

연희 나그네 2021. 2. 1. 17:41

 

 

 

작년처럼 기대했던 연말정산 환급금은 꿈으로 끝나고 말았다.

오늘 경리직원으로부터 환급은커녕 이만여원을 토해 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거의 비슷한 생활인데

어떻게 이렇게 다를수 있나 물어도 그들도 모른다는 말밖에 들은게 없고 그럼 내가 내일 국세청에 가서

알아 보겠다고 했더니 요즘 아마도 업무가 많아 가봐야 개인이 알아 보기 어려울꺼라고 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그냥 내야 하는가 고민이다. 한푼이 아쉽기도 하지만 지금껏 토해낸 적이 없으니 더 궁금하다.

 

어제 아침 퇴근후 숙소에 짐내려 놓고 집에 들러 점심먹고 한잠을 하고 밖에 나갈까 마눌에게 물으니 그

냥 집에 있고 싶다고 해 혼자 나가 대학로 혜화아트센터에서 전시를 하는 페북 친구님 그림 돌아 보고 마

침 전시장에 있던 작가와 인사 나누고 커피 한잔씩 하고 나와 미로니에 공원 한바퀴 돌고 청계천 건너

DDP에서 지하철 타고 연희동 사러가쇼핑 보관함에서 마눌이 담아준 반찬 꺼내 매번 보관함 사용이 미안

해 인스탄트, 쬐끄만 쭈꾸미 볶음 한개 사서 숙소로 돌아가 데워 한잔을 하고 저녁도 먹고 아홉시쯤 잠들

어 새벽 세시에 깨었다. 숙소에 컴도 TV도 없어 그 시간에 깨어 폰에서 포털 뉴스 훑어 보고 SNS 일주 하

고 성경읽고 아침 먹고 여섯시에 나와 홍제천 걸어 마포구청역에서 지하철 타고 이월 첫출근을 했다. 이제

11일까지 출근을 하면 12일자 설날에 계약이 끝난다. 오늘 구인을 둘러 보고 몇군데 골랐으니 내일은 이력

서를 메일로 보내야 한다. 그리고 기다리고. 만 65세가 지나니 정말 나이 때문에 기회가 적어 진다. 아쉽지

만 어쩌겠나. 수긍을 하고 찾아 봐야지.

 

아마도 처음으로 어제 이른 아침에 2018 가을에 잠깐 근무를 했던 목동의 아파트 관리과장의 구인 문자를

받았는데 나이 때문에 안됐지만 그래도 연락을 받은게 고마웠다. 거의 매년 당하는 일인데도 매번 뭉개지는

자존심에 혼자 있으면 눈물이 어린다.  

어쩌겠나 내가 뿌리는 씨앗인걸.

 

-2021. 2. 1. 하루 종일 하늘이 내려 앉고 늘근소년의 가슴도 내려 앉고. "연희 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