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기

#.연희동 일기(785)

연희 나그네 2021. 1. 27. 10:55

 

 

 

며칠 따뜻하던 날씨가 다시 추워지고 있다.

내일은 더 춥다고 하는데 그래 겨울은 좀 추워야 겨울답고 또한 올 여름을 위해서도 추워야 해충도 없앤

다고 하니 사계가 제대로 돌아 가야 순리대로 돌라 가겠지.

요즘 나이 먹은 남자인게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몇년전 시작된 소위 `미투`라나 용기 있는 여성의 폭로가

시작될 때는 그냥 어처구니가 없구나 했지만 그 뒤로 이어진 소위 이 나라에서 이름을 얻어 시쳇말로 출세

한 일부의 일탈이려니 했는데 그 뒤로 이어진 폭로와 작년 우리 시민운동의 대가였던 인간의 숨겨진 진실

이 밝혀지고 그 죄에 대한 일언반구의 사과도 없이 치졸한 생의 마감을 한 뻔뻔한 인권운동가의 말로를 보

고 같은 남자인게 또래인게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나도 남자고 나도 여자 좋아하고 하나님 기준의 간음도

해봤지만 나는 세상의 기준으로 이름 알려지지 않은 그냥 匹夫이니 누구에게 크게 피해를 준건 아니고 혼

자만의 일탈이니 큰 문제는 아니지만 이 좁은 나라에서 소위 출세를 한 부류들이 자리나 돈을 이용해 젊은

처자들이나 남의 부인들, 공부를 많이해 공직에 진출한 여성들에게 못된 짓까지 해대니 세상 어느 인간을

믿을 수 있는가. 끝내는 젊은 진보정당의 대표라는 인간까지 당소속 국회의원에게까지 못된 손버릇을 하고

말았으니 다른 일로 유명을 달리한 그가 보좌했던 아까운 전직 의원이 지하에서 함께 부끄러울 것이다. 한

가지 우려 되는건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도처에서 이런 일이 벌어 지고 있을꺼라는 생각이 드는거다. 이 노

릇을 어떻게 해야 고치겠는가. 최초의 폭로를 했던 여검사의 말이 눈에 들어 온다. 변한건 없다고.

 

엊그제 한참만에 마눌하고 시내 나들이를 했다. 서로 힘들게 사는지라 상대에 대한 배려가 아쉬운데 요즘

내가 더 그랬지만 우울증이 온거 같다는 마눌의 이야기가 뇌리에 남는다. 내가 그랬을 때 아 이 문제는 아무

도 도울 수가 없고 스스로 일어 나야 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더 신경이 쓰이는데 잘 이겨 낼 것이다. 두 꼴

통이 마눌만 보고 있으니. 월요일이라 경복궁옆 민속박물관 옛 거리 모형을 돌아 보고 찻집에서 차한잔과

빵한조각 먹고 나와 인사동 둘러 보고 연희동으로 돌아가 사러가쇼핑앞에서 헤어 졌다. 같이 나가 차도 한

잔해서 좋았다는 톡을 받고 민망했다.

 

어제는 근무하는 날 저녁무렵 전에 얘기한 세대의 방 등기구를 갈아 주고 얼마 만인지도 모를 인사를 받았

다. 오늘 아침 텅빈 주머니의 교통카드에 약간의 충전을 했다. 이제 집에 들러 보자.

 

내일은 구직 사이트의 일자리 순례를 해야 한다.

 

-2021. 1. 27 마포평생학습관 디지털 자료실에서 "연희 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