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기

#. 연희동 일기(760)

연희 나그네 2020. 11. 19. 15:17

 

 

 

오늘 점심시간에 밥을 먹고 잠깐 자는 시간에 오전 내내 전화도 안받고 톡도 안보던 마눌이

전화를 할지도 몰라 톡에 이제 잘 시간이니 전화 하지 말라고 보내고 막 잠이 들었는데 전화를

하고 말았다. 몇번 얘기 했지만 우리 업종에서는 주로 이십사시간 격일제 근무를 해서 점심을

먹고 잠깐 쉬어야 다음날 아침까지 견디기가 좋아 계속 이어 지는 관습인걸 마눌도 수없이 들

었고 더군다나 오늘 이른 새벽 숙소에서 씻던중 화장실 바닥의 배수구에 물이 빠지지를 않아

비워 놓고 출근을 하면 내일 오전이나 돼야 퇴근을 해서 그 시간이면 잠에 빠져 있을 마눌에게

여섯시에 할 수 없이 전화를 해 사정 얘기를 하고 관리인인 나이든 아주머니에게 얘기를 하고

비번을 적어 주고 나왔다. 그랬으면 아침에 일어나 어찌 되었나 궁금해서 먼저 전화를 하거나

아님 톡이라도 확인을 해야 하는데 아홉시부터 전화를 해도 톡을 보내도 깜깜이더니 기껏 잠잘

시간에 톡확인도 않고 전화를 한거다. 전화 제대로 안받는 문제로 수년을 화도 내고 심지어 한

번 더 안 받으면 전화기를 부수겠다고 해도 소용이 없고 외려 자기가 뭐라고 화를 내니 사람이

미치고도 남을 일이다. 자기는 내게 전화 할일이 거의 없지. 왜냐하면 그 전에 내가 다 말을 하

고 미리 얘기를 하는데 뭘 물어 볼일이 없지만 격일로 근무하는 나는 하루는 꼼짝을 못하는데다

먼저 무슨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전화를 해야 할일이 생긴다. 그러던 중 모르는 번호

로 전화가 와 받으니 택배기사란다. 택배요, 네 택배가 왔는데 어쩔까요 물어 생각이 났는데 하

필 그 시간에 마눌은 모르고 나도 보낸다길래 미리 연락을 줘라 착불로 보내고 그랬는데 기가

막힌 시간 맞추기로 왔다. 페북친구의 배려다. 고마운.

 

오늘 아침 출근하니 새벽 다섯시 무렵 화재수신기에 오작동이 나 동료분이 주민 전화는 계속되

고 확인후 시스템 복구를 해야 하는데 절절매고 관리소장님과 관리과장에게 전화를 했으나 두

분다 전화를 받지 않아 볼멘소리를 했는데 이 두분은 우리 마눌보다 더한 분들이다. 직업이 아파

트 관리자들인데 저녁이나 새벽 또는 휴일에 혼자 근무하는 우리 시설기사들이 꼭 전해야 할 문

제로 전화를 해도 제대로 받지를 않아 두어번 얘기를 했어도 소용이 없다는거다. 어떤 이유로도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이래 저래 오늘 전화 때문에 골치가 아픈날이고 무슨 십일월 기온이 이리 올라 더운가 말이다.

봄날씨 같이 더운데 비도 이어 지고. 내일은 십여도가 내려 간다고.

 

그런데다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지 정신이 없다. 늙고 추한  여자는 끝모를 행동으로 국민

을 불안케 하고 서울시장대행이란 물건은 대다수 시민들이 반대하는 광장 뒤집기를 왜 강행하는

지 기가 막혀 숨이 멎겠다. 누구도 이해가 않되는 짓을 왜 하는지 서울토박이인 내가 환장을 하겠

다. 벌려 놓고 무책임하게 세상뜬 그 물건에게 배웠나 아님 대행이라도 갑질을 한번 하고 싶은가.

 

어제 오후 늦게 다녀온 양수리에서는 호젓하니 좋았는데 사진 몇장 찍고 가지고 간 맑은 물도 안

주없이 마시고 양수역 편의점에서 컵라면 한개 데워 먹어 안주로 대신하고 그냥 오기 섭섭해 검은

우산 놓아 두고 돌아오다 잠들어 깨어 보니 디엠시역, 얼른 내려 반대편에서 다시 타고 홍대입구

역 하차 이슬비를 맞고 삼십여분을 걸어 숙소로 돌아 갔다.

그렇게 어제 일정 끝.

 

 

-2020. 11. 19. 봄같은 기온에 겨울비가 내린다. "연희 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