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미련한 당신.

연희 나그네 2020. 7. 24. 17:43

 

 

 

어제 아침 퇴근을 하고 비를 맞으며 숙소로 가서 점심무렵이라 아마 라면을 끓여 푹 자려고

반주를 서너잔 마시고 잠이 들었다 깨니 비가 계속 내리길래 또 한잔을 하고는 그냥 있었어야

하는데 바람이라도 쏘이고 온다고 동대문 굿모닝시티에 가니 낼모레 전기기사 시험을 본다고

당분간 술을 마시지 않는다던 조기사가 문을 여는데 잘왔다고 반가워 한다. 기계실 끝에 여기

우리처럼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커다란 장방형 테이블에 지난번에 한번 봤던 내 또

래 친구가 삼겹살을 굽고 둘이 한잔을 하고 있었다. 조기사는 고향이 경상도고 사투리도 쓰지

만 그 친구는 나처럼 서울 토박이에 학교도 중학교와 고교를 마포에서 다녀 공통분모가 있는지

라 두번째 만났지만 주거니 받거니 얼마를 마셨는지 모른다. 그래 나는 대낮부터 전주가 있어

혼자 먼저 일어나 집에도 못가고 거기 숙소에서 먼저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에 깨니 술이 엄

청 취한 상태가 이어졌다. 간신히 출근시간에 맞춰 나와 출근을 했는데 오전까지 깨기는 커녕

점점더 올라와 간신히 점심시간에 둥지냉면 한개 삶아 먹고 한잠했더니 겨우 깨어 나기 시작을

하고 다 깨니 이제 배가 고프기 시작한다. 마눌에게 정말 싫다는 톡이나 받고 낼모레 칠순에 이

거이 뭔짓인지 창피하다. 내가 평소에 친구들이나 동창들도 만나지 않고 살아 혼자 반주나 마시

니 적당한 양을 마시는데 어쩌다 이렇게 다른이들과 합석을 하면 그 분위기에 쓸려 절주를 못하

는거다. 여튼 미련한 사람이다.

 

이제 해질무렵 안식일이 시작되고 내일은 이주만에 예배를 보러 가는데 하나님 믿는다고 만천

하에 얘기 하고 엄청 민망하다.

 

-2020. 7. 24. 1979년 오늘부로 제5보병사단에서 만기제대를 한날이다. "방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