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문제적 인간.

연희 나그네 2020. 6. 2. 16:49

1954년에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 오는 동안 가지고 태어난 성격으로 인해 현재까지

지장을 받고 살고 있다. 생긴걸로는 십대에 지금 사내아이들중 꽃미남이라고 하는

아이들보다 외려 더 이쁜 남자였다. 지금은 사내아이들도 꾸미고 화장하고 걸치는 옷

도 좋아졌지만 우리가 자라던 60년대에는 그저 교복이나 체육복 아님 지금은 사라진

얼룩무늬 교련복이 외출복을 겸할 때였으니 예쁜 남자가 귀한 시절이었다. 우리 형제

는 위로 누이들이 넷이 있었지만 아래 남동생 둘까지 삼형제가 누이들 보다 얼굴이

괜찮았던 그런 집안이었고 노래도 막내누이와 나 그리고 아랫동생은 노래도 아주 잘

하는 편이다. 물론 노래방이 생기기 전의 이야기지만 지금도 생음악으로 하면 웬만큼

들 하고 소싯적 집에서들 모일일이 있을때 친구들이 한잔하고 돌아가며 노래 한곡씩

할때 나를 제일 마지막에 시킬 정도였다.

오늘 왜 이 얘기를 하느냐 하면 자랑이 아니고 그 반대로 성격은 완전 한성질 하는 남

자라는거다. 그래 학생때도 여학생들이 관심을 갖다 몇번 대하고는 멀어졌고 지금 우리

늙은 마눌도 내 성질때문에 삼십삼년을 고통받고 산다고 한다. 문제는 본인도 아는데

고쳐지지를 않는다는거지. 오늘 오전에 관리사무소에 갔더니 소장님이 잠깐하는 얘기가

A동 OOO호에서 전화가 왔는데 그날 일로 젊은 사모님의 친정아버지가 사과를 받고 싶

어 한다는데, 그래 내가 그날 사과를 했다 하니 아파트 근무는 일단 민원이 들어 오면 곤

란하니 잘 대해야한다 그래 두말도 안하고 알고 있으니 조심하겠다 하고 나왔다. 그날

아침 여덟시 삼십분이었으니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나오기 전이라 착신전환되어 있는 내

가 전화를 받아 아직 직원들이 나오지를 않았고 나혼자인데 지금 순찰도 돌아야 하고 바

쁘니 조금후에 걸어달라 했지만 계속 자기 얘기만 하고 자기가 출근한 상태라고 그럼 나

도 출근해 근무하는게 아닌가, 얘기가 안돼 나중에는 내 목소리가 커졌고 그런이들이 상

투적으로 하는 얘기 왜 언성을 높이냐 그래 결국은 전화를 끊었다. 또 해서 다시 끊었고.

그리고 십여분후에 신랑이 전화를 해서 자세하게 얘기를 하니 젊잖은 목소리로 이해를

했고 그날 오후에 그 집에 들러 젊은 사모도 직접 보고 어찌되었든 아침에 미안하다 사과

도 했는데 오늘 또 얘기가 나온거다. 그 사모 나이가 내 자식또래니 그 아버지도 우리 또래

일텐데 요즘 젊은 사람들 뭐라 할일이 아니라 그 부모들, 우리 또래 부모들이 그렇게 가르

친 결과이니 누구탓을 하랴. 딸이 그런 얘기를 하면 자세히 물어 보고 외려 야단을 치고

사과를 시켜야 할거 아닌가. 그저 당신들이 우리 급여를 주는 이들이니 부당한 언사나 대우

를 해도 매사 참아야 내가 편하지만 모두 그럴수는 없는거 아닌가. 얼마전 아파트 경비원이

왜 목숨을 끊었겠나, 부당한 대우와 모멸을 받아 너무 억울한데 어떻게 할 수가 없었기 때

문이다.

이게 현실이고 내 생각에는 절대 바뀌지 않을 십년 후에도 또 있을 우리들의 현실이다. 우리

도 그들 경비원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이다.

선진국 좋아 하네.

웃겨.

 

나는 평생을, 학생시절 얼마든지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버리고 맏아들이 부모에게 효도

도 하지 않은 벌을 받고 있다.

 

 

 

-2020. 6. 2. 민망한 일을 계속 이어 가는 철안든 "방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