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기(720)
오늘 새벽에 깨어 어제 마눌하고 청량리 경동시장에 가서 사다 다듬어 놓은 풋마늘
두단을 세번 씻어 놓고 아침 한숫갈(보통사람 한그릇)먹고 출근을 했다. 조금 일찍
나와 홍대입구까지 걸어 2호선을 타고 을지로 4가에서 내려 중구청쪽으로 십여분을
걸어 아파트로 들어 섰는데 제일 좋은 코스다. 버스를 타지 않고 걸으니 운동도 되고.
어제 아침 퇴근해서 대한극장앞에서 마을 버스를 타고 가까운 남산에 올라 갔다. 근
무지 아파트에서 바라 보는 남산에 꽃이 핀걸 매일 보고 한번 올라 가야지 하다 어제
실행을 했다. 역시 그 곳도 사람은 없고 막 피기 시작한 꽃만 눈에 띄었다. 군데군데
줄을 쳐서 접근을 막았고 다른 때 같으면 관광객이 넘쳐 날텐데 조용하니 계절이 실
종 되었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져 아마도 우리나라뿐이 아니고 전세계인이 혼란
에 빠졌을텐데 기약도 없이 퍼져 나가니 걱정인데 아직도 이런 현상이 왜 발생을 하
고 앞으로 우리 삶이 어떻게 바뀌어야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는지 걱정이나 우려 보
다는 아무 생각없는 이들이 많은거 같아 걱정이 된다. 나부터 욕심이 과하지 않은지
헤아려 반성도 하고 생활 습관도 바꿔야 하거늘 이 사태가 종말이 오고 나면 아마도
도로아미타불이 되지 않을까 그게 문제다. 벌써 습관화 되는 기미가 보이고 꽃놀이에
몰려 드는 이들을 보며 드는 생각이다. 여튼 나라도 더 조심을 해야 하는데 마스크를
착용하는게 불편하고 이제 날이 더워지면 그도 고역이니 어쩌나. 우리 모두의 과욕으
로 빚어진 일이니 누구를 원망할 일도 아니고. 어서 멎기를 바랄 뿐이다.
남산에서 내려 오며 오후에 마눌이 동의하면 오랜만에 아버지 산소에 같이 다녀 올까
했지만 역시 몸이 정상이 아니라고 못가겠다 해서 그래 내아버지고 대면도 못한 시아
버지가 그렇지 하고 말았다. 맏며느리가 징!
오늘은 민원도 적고 조금 한가하다.
이런 날이 오랜만에 왔는데 무어라도 찾아 밥값을 해야지.
-2020. 4. 7. 감시반이 소리 없이 조용하다. "연희 나그네"-
D + 2,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