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기

#. 연희동 일기(699)

연희 나그네 2020. 3. 16. 18:30








  




오늘 아침에 출근해 잠깐 감시반 걸레질을 하다 관리팀장에게 훈계를 듣고
기가 막혀 숨이 멎었다. 청소는 일과시간이 끝나고 해야지 근무시간에 뭐 하는
거냐 하고 당장 치우라는 거다. 이 곳 감시반은 우리 두 기사가 격일로 이십사
시간을 민원이나 공용시설 점검을 하는 시간을 제하고 있는 곳이고 지하 6층
주차장과 붙어 있어 청소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것도 하루 종일이나 아님 시간
을 많이 들여 하는 것도 아니고 잠깐 하는걸 한달 전에 와서부터 못마땅해 하는
걸 모른척 했다. 여기는 자기가 참견을 할 데가 아닌데 관리사무소에 자기 자리
놔두고 여기에 오는 것도 불편하거늘 왜 신경을 쓰는지 모르겠다. 처음 왔을 때
정리도 안되고 너무 지저분해서 둘중 나라도 치우고 지내는걸 왜 지가 뭔말로
OO을 하는지 참느라 혼이 났고 이런 과장을 본적이 없어 함께 근무가 어려울거
같아 코로나 상황이 끝나면 다시 생각을 해야겠다. 어차피 작년 11월부터 퇴직

손해를 보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마음 편한곳에 가야 내가 살 수가 있다. 이

업종이나 내 나이에 진급을 할 것도 아니고 보통 관리소장이 `을`의 갑질을 하는

관리과장이 나이 먹은 기사들에게 건방을 떠는건 처음이라 더 기가 막히다.

어제아침에도 퇴근을 해서 집에 들어가 베란다에서 무엇을 찾는데 건드리지 말

는 마눌 때문에 치밀었는데 가뜩이나 좁은집에 여기저기 벌려 놓은걸 정리하

치우면 고마워는 커녕 자기 둔데로 두지 않는다고 거꾸로 해대니 싸우기 싫어

침 얼른 먹고 쉬지도 못하고 나와 과천대공원 가려고 전철을 타고는 오이도행

이라 거기도 가본지 오래라 오이도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가 내리니 바닷바람

에 몸을 가눌 수가 없어 간신히 빨간등대앞까지 도착 해물포차를 지나 갯벌체험

장에서 갈매기 군무를 보고 사진몇장 찍고 돌아 오는길 홍대앞 옛 청기와주유소

뒤의 설렁탕집애서 소주한잔하고 들어 갔다.

집에서도 나와서도 마음편한데가 없으니 어찌 살아야 하나. 이게 모두 준비없이
살아온 내 탓이니 누구 원망도 못하고 산다.

내일은 어떤 해가 뜨려나,




-2020. 3. 16. 쌀쌀하지만 하늘은 맑고 쾌청하다. "연희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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