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기(695)
어제 오후에 인사동에 들러 김 경미 초대전 마지막 날 그림 구경을 했다.
한바퀴 둘러 보고 전시장에서 사진을 찍는지 카메라를 들고 있는 분과 얘기를
나누는 분을 쳐다 보고 있으니 그 분이 제쪽을 가르키길래 화가분이냐 물었고
아니라고 식사를 하러 나갔다고 하는 순간 키가 아담한 여성이 웃음을 머금고
들어 오는데 프로필 사진과는 다르지만 동그란 눈에 웃음기가 보기 좋은 어디
선가 본듯한 분이 김 경미 화가였다. 그동안 그림구경을 다니며 만났던 분들과
는 좀 다른 인상에 분위기도 보기 좋고 똘똘해 보여 마눌의 훈수를 무시하고 오
랜 지인처럼 얘기를 주절거리게 되었다.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고교를 졸업하
고 서울로 왔다고 한다. 취직을 해서 였다고 하고 결혼도 일찍 했다고, 그리고
지금은 강남에 산다고 그도 오래 되었다고 하니 출세를 한거라고 했던가. 여튼
편하게 얘기 나누고 마지막날이라 정리도 해야 할테고 또 너무 실례가 될거 같
아 연락처 전하고 전시나 좋은일 있으면 전해 주세요 하고 나왔다. 물론 여성이
라 더 좋았겠지만 웃는 모습과 화장기 없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집에서 나올 때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고 소주 한병을 사가지고 나왔는데 날씨
가 쌀ㅆ해 밖에서 마실 수가 없어 백석 사랑방에 가서 반병쯤 마셨는데 손님은
들어 오고 좌석이 없길래 자리 양보를 하고 집으로 돌아 왔다. 나는 혼자고 매상
도 그런데 두사람이니 매상이 더 오를거 같아 일어난거다. 나도 장사를 해봤고
이만큼 살았으니 그 정도 생각은 하고 살지 않겠나.
오늘도 엊그제 만큼은 아니지만 하루종일 앉아 보질 못하고 하루를 보냈다. 요
즘 소방안전 문제가 점점 더 강화가 되는 추세라 소방시설 점검이 많아 졌다.복
합건물이 고층으로 올라가니 안전문제가 점점 더 강화가 되는건 좋은 현상인데
담당 인력을 그만큼 늘리지 않아 기존 직원들이 일의 강도가 더 세지는게 단점
이다. 그러니 그만큼 피곤하다.
오늘도 힘들었으니 이제 좀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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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3. 12. 유럽이 이제 코로나바이러스 주무대가 되어 간다."연희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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