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기(693)
오늘은 출근할 때부터 비가 왔는데 하루종일, 지금 저녁에도 내리고 있다.
어제 기온이 많이 올라 오늘 나올 때는 두꺼운 겨울 졈퍼대신에 십여년 째
입는 면으로 만든 겹점퍼를 입고 나왔는데 지금 날씨가 괘 쌀쌀해 내일 아
침 퇴근길이 신경이 쓰인다.
오늘은 오전부터 계속 바빠 점심무렵 한시간을 제하고는 의자에 앉아 보질
못하고 보냈다. 우리 일이 보통 이십사시간 격일 근무라 강도도 그리 높지
않고 나이를 떠나면 평균소득에 떨어져서 젊은이들이 다가 들지도 않아 할
수 없이 나이 많은 우리를 고용하는 대신 참고 지내야 할 일 또한 부지기수
라 매사 부러지는 나같은 이들은 조금 힘이 드는 편이다. 허나 식솔을 먹여
야 하니 나름은 참고 지내지만 보는이들은 또 안그렇다고 해서 이동을 자주
하게 되어 속도 끓이고 했지만 이제 그냥 미련없이 찾아 가기로 해서 마음
편하다. 그 부분은. 몇명 안되는 사람끼리 자기들은 사무소에서 근무를 한
다고 우리와 다르게 생각을 하니 속으로는 웃지만 기분 좋을 리가 없지 않
은가. 나을게 하나 없는데. 그래 내가 `을`의 갑질이라 이름하였다.
어제 오후에 병원에 피검사와 소변검사 결과를 같이 보러 가자고 마눌에게
했더니 그걸 왜 같이 가느냐 혼자 가지 하고 진료비도 주지 않아 그냥 혼자
가서 결과를 들었는데 콜레스테롤 수치도 조금 높고 혈당도 조금 높다고 나
와 걱정이 되지만 조심이나 하고 살아야지 어쩌겠는가.
병원을 나와 안산에를 올라 봉수대에서 인증샷인가 찍어 올리고 내려 오는
길 봉원사 쪽 테니스장 정자에 앉아 가지고 간 소주한병을 마시고 내려왔다.
중고카메라 사려고 남긴돈은 삼개월 만에 바닥을 보이니 내가 무슨 카메라
를 가지겠나 생각하니 참 `웃프다`
피곤이 쌓여 어깨가 무겁다. 그만 누워서 쉬자. "연희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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