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기
#.연희동 일기(577)
연희 나그네
2019. 10. 3. 21:08
아침 퇴근 후에 교회에 가서 대청소에 참여를 했는데 공교롭게도 올해 한 번
늦춘건데 작년에도 오늘 개천절에 대청소를 했다는걸 SNS에서 올려줘 알게
되었다. 참 좋은 세상인가 아님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작년의 기억까지 알고
있으니 섬뜩한 일인지 모르겠다.
나는 많지 않은 나무의 전지를 맡아 말끔하게 깎아 놓았다. 청소를 끝내고 오늘
참여를 못하신 장로님 한 분께서 점심을 사시겠다 해서 모두 여의도에 있는 칼국
수 집으로 가 땀을 뻘뻘흘리며 맛있게들 먹고 교회로 돌아가 집으로들 돌아 갔는
데 나는 요즘 사정이 있어 밖으로 도는데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지하철 2호선을 타
고 앉아 졸다 양쪽 옆사람에게 무너지듯 쓰러져 미안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
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홍대앞에서 내려 영풍문고에 가서 좀 더 졸아야겠다 하
고 들어 갔더니 얼마동안 못간 사이에 책상을 줄이고 그도 아이들로 꽉차서 책거리
공원에서 멍 때리다 숙소로 돌아 와 저녁을 먹고 일기를 쓰는데 이제 그만 자야겠
다.
피곤하다.
-2019. 10. 3. 개천절 저녁에 "연희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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