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기

#.연희동 일기(561)

연희 나그네 2019. 9. 1. 05:49










 



대기실의 컴이 오래 되서 어제 일기를 쓰려고 하던 중에 로기인이 되지를 않아
쓰지를 못했다. 이 바닥, 아파트의 기전 대기실에 쓸만한 컴이 있는 데가 없으니
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 주민들이 알지도 못하지만 아마 알아도 복지보다는
관리비에 더 신경을 쓰겠지. 그래도 여기는 경비초소 세군데에 에어컨이 있으니
아주 열악한데는 아니라도 보통의 기준에는 모자라는 곳이다.
엊그제 퇴근길에 주민의 민원전화를 받고 응대를 한 후에 여직원에게 전달을 했
더니 아홉시부터 근무라고 얘기를 안했다고 기분나쁘게 얘기를 해서 한바탕 시끄
러웠는데 거기다 소장까지 갑질을 해서 결국은 두 번째 부딪치고 말았다. 전달을
한 시간이 여덟시 이십분 쯤이었고 늘 출근을 하는 시간이었는데 집에서 무슨 일
이 있었는지 그렇게 응대를 할일이 아니었는데 서로 기분이 나쁘게 만들고 말아
놓고는 소장이란 사람은 평소에도 우리 기전기사 둘에게 같지 않은 무시를 해서
화가 나게 하고는 이번 일도 내가 여직원에게 욕을 한 것도 아니고 화가 나서 목소
리가 커졌던 거 뿐이었는데 사무소에 올라가서 울고 난리를 쳤다고 나를 불러 갑
질을 해서 저도 망신 나도 망신에 꼴 사납게 만들었다. 간단하게 다음에는 아홉시
라고 얘기를 해라 그리고 여직원도 나이가 있으니 부드럽게 해라 하면 될 걸 저도
주택관리사 하나 있어 소장인데 꼴 사나운 말로 저보다 두어살이나 많은 우리들
에게 툭하면 반말 짓거리나 하고 심지어 다르데는 다 사주는 커피도 안사주고 얼마
나 지독하게 구는지 뭐한 말로 자기돈도 아니고 관리비에서 나오는 돈인데 치사하
게 자기가 사주지 말랬다고 싫으면 다른데로 가라는 소리나 하는 못된 물건이다.
사람에게 물건 어쩌고 하면 안되지만 행동을 바로 해야지. 별 볼일도 없는 사람이
왜그리 인심을 잃는지 모든 일에 사사건건 참견을 하고 과장을 바보로 만드니 우리

착한 과장 아니면 그 밑에서 견디지도 못하지.
여튼 `내 탓이오` 지만 참지 못하는 나도 힘들긴 매한가지다. 그래 어딜 가든 나는

일년근무를 목표로 한다. 나를 모두 죽이려니 이 나이까지 못한걸 이제 어찌 하겠나.

오늘은 어제에 이어 사십팔시간 근무에 들어 갔다. 동료의 휴가로 인해서 그런데
내일 아침 퇴근하면 사흘 동안은 연이어 저녁 근무를 해야 한다. 이꼴 저꼴 안보고
차라리 좋다.




-2019. 9. 구월로 접어들고 추석도 며칠 안남은 초하루에 "연희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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