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기

#.연희동 일기 (486)

연희 나그네 2019. 5. 2. 10:26







  




퇴근 하는길에 본 양화대교의 햇살이 참 좋았다.
오며 가며 하루에 한번씩 지나는 길이지만 아주 옛날 중학교에 입학해서 부터
다닌 양화대교와 한강대교중에 당시에는 한강대교로 많이 다니고 양화대교는
어쩌다 다녔는데 요즘은 한강대교로는 다닐일이 거의 없어 일년에 한번 정도나
다닐까, 신길동집에서 새벽에 나와 가방을 질질 끌고(보던분들의 표현) 지금의
신길삼거리에서 버스나 전차를 타고 광화문을 거쳐 서대문을 지나 아현동 삼거리
굴레방다리에 있던 경서중학교를 다녔는데 경기공고 야간과 경기공전(5년제) 이
함께 있었지. 신길동에서 학교까지 갈 수 있는 유일한 노선버스가 하나 있었지만
삼십분 배차라 한참을 기다려야 했고 당시 등교시간에는 어차피 콩나물시루여서
키가 작았던 나는 필사의 노력을 해야 겨우 탈 수가 있었다. 처녀들은 스타킹 망가
진다고 뭐라 했고 여학생과 마주서면 그 또한 민망하기가, 등뒤의 여학생 가슴이
닿아 호기심이 발동을 할 때도 있었고 내릴려면 그 또한 전쟁이었지. 그 유일한 노선
버스는 김포공항이 종점이었는데 아마 당산에서 서로 반대방향으로 다녀 한쪽은
양화대교를 건너 합정 동교동 신촌 서대문 광화문에서 시청 서울역 용산 한강대교
노량진으로 한쪽은 당산동 영등포 신길동 노량진 용산 서울역 광화문 서대문 아현동
신촌으로 다녀서 어쩌다 양화대교쪽으로 타고 다니기도 했었다.
양화대교입구에는 유엔군 참전기념비가 멋지게 서있었고 한강대교 중지도에는 파월
교육을 담당하다 수류탄을 가슴으로 안고 산화한 장교분의 동상이 있었다. 두 대교
모두 한개씩이었는데 지금은 한개를 더해서 두개씩이 되었고. 이름도 한강대교가
제1한강교 양화대교가 제2한강교였고 칠십년대에 지금의 한남대교가 제3한강교였다.
지금 이렇게 그 시절을 돌아 보면 물자와 식량이 부족해 불편했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는 사람이 사는 세상이 아니었나 싶어 무한 그립다.
왜냐하면 우리 세대가 태어나 자라고 어울렸던 시절이었기 때문이겠지.

아, 그 시절
50년대 태어나 60년대에 학교를 다니다 70년대초에 고교졸업을 하고 대학을 다녔던
우리들의 시대가 그립다.





-2019. 5. 2. 학습관 디지틀 자료실에서 "연희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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