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기

#.연희동 일기(457)

연희 나그네 2019. 2. 18. 16:15







  





요즘 술을 멀리해 구로동 남구로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친구네에 가지를
않았는데 안부도 궁금해 어제 오후에 들렀더니 한쪽을 젊은 이종사촌에게
내주어 호떡을 열심히 구워 팔고 있었다. 재래시장들이 다들 힘들어 하는데
그래도 그 시장은 중국동포들이 몰려 사람이 붐비지만 친구얘기로는 장사가
시원치 않다고 한다. 그래도 노점이기는 하지만 아주 한데는 아니고 벽과
지붕이 있고 장모님께 물려 받아 세가 나가지를 않으니 그만해도 다행이다.
친구는 술도 끊고 안마시는데 내가 가면 꼭 안주거리를 사다 주어 미안하다.
일일이 술집에 가서 마실수도 없고 해서 봄 여름 가을에는 홍대 연남동 숲길
부근의 공간에서 마시지만 겨울에는 그도 추워서 못하고 또 가끔 가면 반갑게
맞아 주니 편해서 들려 한잔하고는 바로 돌아 오면서 고맙게 생각을 한다.
늦장가를 가기 전 여의도 광장에 지금은 돌아간 매형과 누이가 장사를 할때
알았던 친구들 중 한명인데 정말 누이네 신세를 지거나 나하고 더 가깝게 지낸
이들 보다 잘 대해 주니 미안하다. 서로 생활이 다르고 해서 만나지 못하다
이년여전 다른 친구네 딸 결혼식에서 부인을 만나 얘기를 듣고 찾아가 다시
보게 되었다. 남매를 잘 키워 출가도 시키고 했으니 두 부부의 여생이 편안하기를
기도한다.
내도 누구에게 편안한 사람으로 남고 싶은데 더 열심히 살아야겠지.


-2019. 2. 18. 정월 열나흩날에 "연희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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