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근소년의 노래"
"늘근소년의 노래" (83) 하늘이 맑은 아침에,
연희 나그네
2016. 11. 3. 10:03
이렇게 맑은 날
- 박 지운 -
검정교복의 깃에
하얗게 꽂았던 플라스틱 속칼라의
쨍하게 차갑던 감촉을 너는 아느냐,
눈내린 날 새벽에
스니커즈같은 얇은 바닥의 검정 운동화
그도 다 떨어져 발등에 칼로 오린듯한,
바닥은 뒷꿈치가 닳아
눈이 내린 어두운 길을 걷다 보면
스며드는 눈녹인 물, 시린물,
그렇게 전차종점으로 나가
버스나 전차를 타고 중학교를 다녔지.
오늘 이 맑은 아침에
지난 시절, 아득한 시절이 떠오르는 것은
엇저녁 뉴스에서 본
중학생들의 시위장면인데
그래 너희들도 하나의 생명체이고
사고하는 사람인데
어찌 보고 듣는게 없겠냐마는
지금 너희들에게 제일 중요한게 무엇일까 부터
생각을 해보자 우리,
세상은 말없이 살아 가는
민중의 힘으로 돌아 간단다.
저들 잘났다고 설쳐대다
일 생기면 모르쇠를, 소도웃을 ㄴ ㅓ ㅁ 들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야.
아이들아,
우리가 부끄럽지만
이 나라의 모든 어른들이
다 저리 바보들은 아니란다.
걱정말고 마음껏 놀구
마음껏 공부해라.
지금을 기억하구 !!!
- 2016. 11. 3 마포평생학습관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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