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기

ㅇ연희동 일기(213)

연희 나그네 2016. 9. 20. 03:33


 

 

 

 

 

 



   

 

 

 

 

어제 저녁은 할머니 제사였는데 6년전에 갑짜기 제사도 파해서
장손이라고 끔찍이 위했던 할머니 제사도 그냥 지나고 살고 있어요. 침례를
받아서 기독교신자가 되기는 했지만 내 삶에 배인 전통의 의식은 버리고 싶지
않은데 혼자 사는 삶이 아니라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이 엄마 생신인데
1979년 내가 제대를 하고 두어달이 지난 엄마 생신 날 손주들이 모인 가운데
할머니가 단 며칠 앓으시고 깨끗하게 임종을 맞으셨지요. 당시의 제 생각에
맏손자가 제대하기를 기다리시다 돌아 가신게 아닐까 했지요. 맏손자라구
무엇 하나 해드리지도 못했는데도 그냥 맹목적인 손자 사랑이었지요.
나이가 들 수록 지나온 시절이 회한으로 남는데 웬만큼 떨치고 살아야 내가
편해질텐데 그 것이 이렇게 힘이드니 타고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오늘 아침에 퇴근을 하면 병원으로 엄마를 뵈러 가야 하는데 마눌은 무슨 생각인지
내가 전화를 하기 전에는 아무 반응이 없네요. 한 달여 냉전중인데 내가 말을
시작해야 풀릴것인데 참 대단한 우리 마눌입니다.
어제 저녁에 저녁을 먹으면서 반주를 한 잔해고 바로 잤더니 두어 시간 전에
잠이 깨어서 이러구 있어요. 이제 한 잠 더해야 오늘도 움직일터이니 그만 잠을
자야 하겠습니다.
친구님들 오늘도 안녕입니다.

- 2016. 9. 20. 원효로 근무지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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