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기

ㅇ연희동 일기(208)

연희 나그네 2016. 9. 9. 06:08


 

 

 

 

 

  

 

 



어제 저녁에 고교 문예반 동창인 조 완호군을 만나러 성남시 야탑역에를 다녀
왔어요. 만나서 얘기를 들어 보니 본지가 오륙년이 흘렀다구 하더라구요. 고교때부터
만났던 친구라 늘 그때의 기억이 남아 있는데 둘이 초로의 늙은이가 되어 만나니
옛 생각도 나고 다른 친구들, 여섯명의 동기들 중 두 명은 유명을 달리 했고 한명은
통영에서 목회를 열고 있고 나머지 한명은 졸업하고 부터 만나기가 어려웠는데 십여년 전에
지금은 없는 친구의 아버님 상가에서 본 것이 처음이자 끝이어서 요즘은 어찌 지내는지,
궁금합니다.
실업계. 공고를 다니면서도 예능에 대한 꿈과 관심이 있던 친구들이었고 해마다
"관악의 밤"이라는 문학의 밤과 제목이 "관악" 이었던 교지를 만들던 친구들인데
지금은 꿈으로만 남아 있고 목사 친구가 가끔 詩를 쓰고 제가 얼마 전부터 습작을 하고 있지요.
아마 인문계 학교를 다녔으면 대학진학들도 했을것이고 그랬으면 글을 쓰는 걸 업으로 하는
친구도 있었겠지만 실력은 있으나 집안 형편상 우리 나라의 전 지방에서 우리 학교로
진학을 해서 전공공부를 하느라 그 좋던 실력들을 잠재운 친구들이 지금도 아까운 생각이
듭니다. 서울산이었던 저는 내가 공부를 안해서 진학을 못했던 경우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뭔 경우였는지 참 부끄럽습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그 친구의 당부는 거꾸로 살더라도 살아 남아서
오래 보자는 결론이었지요. 친구 부인이 몸이 약한 편이라 둘이 고통이 심했다고 하면서
아프지 말고 사는게 최고라고 하더군요. 우리 마눌, 건강검진이라도 받아야 하는데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아홉시쯤 헤어져서 전철을 타고 왔는데 졸다 홍대입구역을 지나 수색도 지나서 깨어 다시
돌아왔는데 남방셔츠도 두고 내리고 내려서는 쏟아 지는 비를 맞고 열두시가 다 되어서
집으로 왔지요. 술만 마시면 이러니 그만 마셔야 할지, 하나님도 믿는 사람이 이러면
아니 되겠지요.
ㅎ ㅡ ㅎ ㅡ .

-2016. 9. 9. 이른 아침에 동네 PC방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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