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연희동 일기(167)
남자가, 그도 나이를 이만큼이나 먹고 생일이 뭔 대수고 언제 챙겼다고
마눌이 아침도 안 차려 주었다고, 홍대앞까지 왔는데 멀리 갔다고 삐져서
어제 아침 퇴근길에 안하던 전화를 해서 "왜" 저에게 배운대로 받았더니
들어 와서 아침먹으라구 하는걸 뿌리치고,
포천 백운계곡 친구 누이네를 갔는데 (동네 OO친구는 6년 전에 병으로 갔음)
민박집 문이 잠겨 매형에게 전화를 했더니 일동에 볼일 보러 나갔는데 자기는
바로 들어 올거고 누이는 목욕(그 더운 날)을 하고 올거라구,
조금 지나 매형이 와서 나혼자 늦은 점심을 먹고 누이전화 받은 매형차로
이동에 나가 누이 얼굴만 잠깐 보구 돌아 오는길 이문동 친구네 가게에 들러
또 쐬주 한병마시고 귀가,
마눌은 말도 못걸고 눈치만 보다 방으로, 혼자 있다 잠들어 이제 일어 났지요.
그냥 생일 보다도 내가 이정도 밖에 못 살았구나, 하는 생각에 서러웠나 봅니다.
동생네 내외도 지난 해 까지는 동생이 문자라도 보내더니 올해는 정년으로
직장에서 나와 재취업이 늦어져서 그런지 삼일전에 막내매형 생일이라 통화를
했는데도 그냥 지나가서 힘든모양이다 했지만 그래도 하나있는 형인데 나는
그동안 아무리 힘들어도 형제들 생일이면 전화나 문자를 꼭 챙겼는데 그래 이런게
맏이와 다른점이겠지 하면서 혹시나 뭔 걱정거리는 없겠지,,, 전화를 해보려도
서운해서 그런가 할까봐 그냥 있습니다.
처갓집 처남들도 여지껏 전화 한번 해본적이 없구, 지네들끼리는 챙기는 모양이던데,
처제가 챙겼었는데 지난해 언니와 치열하게 싸울때(ㅋ) 술한잔 먹고 형부가 뭐라
했다고 여지껏 모른척 하는데 그냥 놔둘겁니다. 나하고 비슷하게 나이 들어 가면서
뭔소리를 얼마나 했는지 몰라도 욕은 안했을텐데 여태 저러는걸 나도 이해를 할
여유가 없어서요.
대신 페이스북에서 너무 많은 축하를 받아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페이스 북 친구님들 감사드립니다.
- 2016. 6. 21 새벽바람에 연희동 집에서 "연희 나그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