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연희동 일기(103)
아침에 퇴근해서 집으로 올 때까지 실감이 되지를 않아서 몇 번을 다시
생각을 해보고, 사람이 참 습관이 무섭구나를 느꼈는데 몇 개월을 쉬고 보니
매일, 몇년을 하던일이 어설프게 여겨지고 그 작은 자존심도 다 어디로 갔음을
알아 채니 사람이 바닥으로 가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걸 또 깨닫게
되었습니다. 직장엘 다니면서도 마음이 아파서 힘들 때에는 정말 내려 놓고
싶은적도 있었는데 하물며 타의에 의해 쉬게 되었는데도 잘 버텨 낸걸 보면
내 자신이 기특합니다. 만으로 넉달을 겨우내내, 이사를 하기 바로 열흘 전에
시작된 실직의 날이 어제 서야 끝이 났으니 참 뭐라 표현을 못 하겠고 쉬고
싶은 날도 집에 있기가 뭣해서 매일 집밖으로 나와서 이 곳 학습관으로 홍제천,
북촌, 정독도서관, 양수리, 두물머리, 파주 운정, 서촌, 인사동, 도봉산, 인천 자유
공원, 중국인 거리, 국제시장, 경의선 숲길공원은 매일, 저녁이면 쐬주 한잔을
나눠 마시던 닭꼬치를 파는 아우와 매일 커피를 타주던 숲길공원 현장지킴이
아우, 진 미용실 아줌마, 그냥 편하게 쉬라던 <롯데마트>의 계산원 아주머니,
글벗서점 주인, 어울마당 지킴이 아저씨, 이곳 <마포 평생학습관> 직원들, 친구
들, 우리 누이, 모두 모두 고마워서,,,
모두들 고맙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대단치 않은 직업이겠지만 우리 당사자
들에게는 중요한 생활이자 일부는 생계이니 종사자들에게 신경을 좀 더 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파트는 피하려고 그렇게 했지만 결국은 다시,,, 아파트에 거주
하는 인구가 50%를 넘었는데도 아직도 관리를 하는 분들, 특히 나이 드신 경비원
아저씨, 미화원 아주머니들을 종으로 부리려는 일부 주민들 때문에 그들이 겪는 마음
고생은 일반 주민들은 모릅니다. 어느 곳이든 한 두명의 주민이 그들을 힘들게 하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은 알 수도 없고 상식적으로 생각을 못하지요. 오죽하면 대표를
해하는 일이 벌어질까요. 그들도 가장이고 똑같은 사람임을, 주민들의 생활을 도와
주는, 물론 소정의 보수는 받고 있지만 그 것이 다는 아니니까요. 오늘 일기가 이상
한 방향이 되었지만 그래도 직장을 얻어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모두들 감사합니다.
꾸 벅 !!!
- 2016. 2. 17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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