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장똘뱅이의 추억(열 세번 째)
그렇게 과일장사를 접고 무슨 품목을 할 것인가는 또 마눌의 몫이 되어서
생각해낸 것이 <패스트 푸드>였는데 가게가 워낙 좁고 자금이 없어서 브랜드
는 꿈도 못꾸고 벼룩시장에 광고를 게재한 조그만 체인에 연락을 해서 가게를
꾸미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과일가게도 그렇고 왜 남자인 내가 주축이 되어
장사를 하지 못하고 과일을 받아 오는 것부터 파는 것 품목을 바꾸는 것까지
마눌에게 떠넘겼느냐 궁금하실겁니다.
그 이유는 우선은 저란 사램이 추진력이나 ^이재^ 에 대한 능력이 전혀 없고,
이 또한 마눌이 발견을 한 것인데 "조울증" 증상이 있다는 겁니다.
실은 지금이 제 느낌으로는 거의 정상인 경우인데 얼마 전인 11월 말경까지는
별 이유없이 기분이 UP 되는 조증(躁症)의 상태였습니다.
우선 잠이 엄청 많은 제가 새벽에 잠이 깨고 낮에도 거의 자질 않게 되고
평소에 보고 싶거나 만나고 싶었던 친구나 지인들을 찾아 다니게 됩니다.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는 두 번째가 되고 미리 연락도 없이 나타나서는
상대편을 당황하게 하고 별로 반가워 하는거 같질 않으면 상처나 받고요. 여튼
이렇고, 반대로 우울증이 오면 요즘의 경우 직업의 특성상 24시간 격일제 근무를
하는데 아침 출근, 그 다음날 아침 퇴근을 해서는 아침을 먹고 바로 누워서 TV를
보다 잠이 들면 거의 오후 다섯시 경까지 자고, 일어 나서는 점심겸 저녁을 먹고
8시 뉴스를 보다 또 잠이 들어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하는일이 반복되는
겁니다. 이러니 마눌 말대로 방ㅂ뜨고 다니는 조증이 와도 걱정, 끝도 없이 처
지는 우울증이 와도 걱정이라는 겁니다. 문제는 아주 증상이 깊어 입원을 할 정
도가 되면 본인인 저나 가족도 나을텐데 그 정도가 아니어서 일상생활을 하려니
가족도 힘들지만 본인인 제가 너무 힘이든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조증과
우울증의 주기가 점ㅈ 더 길어 진다는 것도 힘이 더 들게 하는 이유이구요. 이 삼
개월로 바뀌던게 몇년 전 부터는 이년이 가까운 기간 우울증이 이어져서 거의
바닥까지 가게 되었지요.
이런 증상이 있다는 것을 마눌이 발견한 것이 2,000년 경이었는데 패스트 푸드를
할 때만 해도 몰랐던 거 같습니다. 과일을 하는 동안도 물건도 마눌이 해오는데
가게에서 팔기만 하면 되는 것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가게에 나가 앉아
있으면 까부러 질 정도로 잠이 쏟아지니 무슨 장사를 하겠으며 보통의 체력도
되질 않는 마눌이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는 짐작이 가실 겁니다. 마눌이 발견한
이런 증상이 미루어 생각을 해보니 아주 어려서 부터 성장기, 청년기동안 저도
모르게 반복이 되었다는 것이지요.
-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
- 20116. 2. 3 이른 아침에 "연희 나그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