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기

ㅇ연희동 일기(31)

연희 나그네 2015. 12. 1. 19:29




어제 문상을 갔던 수원의 외사촌 형님 상가에는 형님이 풍으로 이십여 년을 지냈고
삼년 전에 수발을 하던 형수님이 먼저 떠난 후 출가를 하지 않은 오십이 된 맏딸과
맏아들, 몸이 불편한 둘째 딸 이렇게 셋이서 아버지를 모시고 살아서 (막내 아들만
결혼을 했는데 고교생때부터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그 곳에서 일본여성과 결혼을 하고
아들하나를 낳아 기르고 있음, 어제 저녁에 귀국을 했음) 그 수발은 집에 있는 둘째

딸의 몫이었고 집안 살림이 엉망이었다고 하더군요. 남은 형수들 얘기를 듣고서야 제가

형님이 궁금해서 한 번 가보려고 조카에게 전화를 하면 왜 극구 사양을 했었는지
이해가 되더라구요. 이십여년을 병환으로 보냈으니 집안 사정이 어땠을지 보지 않았어도
그려져서 나이가 많아 같이 늙어 가는 조카들이지만 안쓰럽기가 짝이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조문객도 적고해서 막내 여동생과 주거니 받거니 새벽까지 마시고 접객실
에서 한잠씩하고 새벽에 일어나 화장을 모시고 열시쯤 출발해서 집에오니 열두시가
되더군요. 마눌이 생각보다 일찍 왔다고 하길래 장례식과 화장, 그리고 납골당까지
모두 "연화장"에서 진행을 해서 일찍 끝났다고 얘기를 하고 조카들만 남아서 마음이
좋지를 않다구 했습니다.
이제 형제들을 보내는 시간이 되어 저도 마무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데 마눌과의 기싸움도 이제 그만 하고 싶구, 우리 마눌도 같ㅌ은 마음을 갖기를
바래 보는 십이월의 첫 날 저녁입니다. & .

-2015.12.1 이른 저녁에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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