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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作日誌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어제 근무날 연차를 미리 사용해(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하루뿐인데 하루를 더 미리 댕겨 쓰고) 대전으로 시집을 가는 집안 형제이자 친구의 딸인 조카딸 시집가는 예식장에 신길역에서 출발하는 전세 버스를 타고 그 집 형과 동생들 그리고 신길동 친구들하고 대전에를 다녀왔는데 그 조카딸이 우리 아들과 동갑이다. 그 위 오빠도 아직 미혼이고 우리도 그렇고 어서들 짝을 찾아야 할 텐데 말이다.

 

- 스물한 번째 이야기.

 

그렇게 1989년 봄이 되어 봄옷을 장만해야 했는데 당시에 어떻게 돈을 마련해 장사를 이어 갔는지 생각이 잘 나지를 않는다. 그리고 그해 우리의 새 생활이 시작이 되는데 그 뒤 1997 봄까지 여덟 해 동안을 부천시 소사구 괴안동 조공아파트 담장과 붙어서 자연발생적으로 조성된 `조공시장` 무허가 노점의 장똘뱅이 생활이 시작이 된다. 봄옷을 택시에 싣고 부천시 심곡동에서 옷을 싣고 이동을 하다 살림집으로 쓰던 작은방 딸린 가게의 계약기간이 끝나고 가게에서 옷을 팔 희망도 보이 지를 않아 조공시장에서 가까운 지금 소사구청 자리 공원옆에 새로 지은 다가구주택의 반지하 방 한 칸을 얻어 이사를 했다. 그렇게 하게 된 것이 그 동네에 살던 아내친구의 손위 형님으로 인해서였다.  그리고 조공아파트 1단지에서 2단지로 올라가는 길가 아파트 옹벽 아래 장사는 하지 않고 좌판 하나씩 자리를 잡아 놓았는데 한자리쯤이 비어 있어 목재소에서 4 ×8 합판 한 장과 각목을 사서 좌판을 짜고 자리를 잡아 놓고 다음 날 나가 보니 그 사이에 누가 또 좌판 하나를 차지를 했다. 그래 우리처럼 힘든 사람이겠지 하고 그냥 두었는데 장사를 시작하고 나중에 보니 여유도 있는 이가 자리를 잡아 놓고 장사를 조금 하다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팔고 나가 버렸다. 그들 때문에 좋지 않은 선례가 생기기 시작을 했다. 

그렇게 좌판을 꾸리고 노점에서 하기 좋은 품목이 과일 생선 채소 등 소위 생물인데 그나마 만만한 과일을 시작을 하게 되었다. 부천역 부근에 크고 오래된 도매시장이 형성이 되어 있어 아침 일찍 아내와 함께 갔는지 아내 혼자 갔는지 마침 딸기철이라 딸기와 냉동사과를 떼어다 장사 시작을 했더니 그다음 날 내 또래 청년 둘이 옆자리에 과일을 가지고 나오기 시작을 하고 알고 보니 그들은 부천 도매시장에 연고가 있어 과일을 잘 알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니 우리 하고 상대가 안될 밖에. 그들이 딸기 다라 두어 판을 파는 동안 우리는 한다라도 팔지 못하고 물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생물은 그만의 머리가 돌아가야 하는데 둘 다 그런 쪽으로는 머리를 굴리지도 못했고. 그래 일주일을 버티다 보니 27만 원을 가지고 시작을 했는데 20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그래 과일을 때려치우고 아내 생각으로, 남대문시장에 가서 아이들 액세서리 조금과 당시에 한참 유행을 하던  집안 생활도구와 식기위주의 `수입코너` 용품 그릇세트 두어 개를 해가지고 와서 좌판 위에 듬성듬성 벌여 놓고 장사를 시작했는데 장을 보러 내려오는 젊은 엄마들이 그냥 지나가지를 못하고 구경을 하기 시작을 하고 일일이 물어보느라 오후가 되면 입이 아플 정도였다. 그렇게 시작된 수입코너를 1997 자리를 넘기고 서울로 다시 들어올 때까지 하게 된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에 외래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내가(보통의 남자들은 모두) 어떻게 수입품 장사를 시작하고 8년 동안을 했는지 이해불가다. 그렇게 장사가 끝이 나면 얼마 되지는 않지만 그 물건을 저녁에 보관하는 게 문제였다. 며칠은 노점 앞 주택의 마당에 가게를 만들어 가게가 생긴 데에 맡기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해서 좌판아래 나무다리를 없애고 철판으로 박스를 만들고 그 아래 네 귀퉁이에 바퀴를 달아 이동할 수 있게 철공소에서 보관함 겸 좌판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저녁에는 그 안에 물건을 넣고 잠을 쇠롤 잠그고. 그렇게 시작을 한 수입품 장사가 제법 잘 되어 물건이 늘어나고 옆자리의 주인이 바뀌기 시작을 해서 조금씩 자리도 늘이게 되고.

 

- 오늘 여기까지.

 

오늘도 기온이 올라 추위를 잊게 되는데 이렇게 그냥 물러갈 추위가 아니니 아직 마음을 푹 놓기는 이르다.

새벽에 일찍 깨어 성경필독을 마치고 다시 잠깐 눈을 부친 후에 아침도 든든하게 먹고 사이즈를 잘못 사 보관하다 지난번에 한번 학습관 학생들에게 주라고 전하고 남은 노트 다섯 권을 마저 가지고 와서 어린이실에 전했다.

 

- 2023. 2. 12. 아주 오래 전 1980년대에 총선이 있었던 날이다 오늘이. "늘근 사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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