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習作日誌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어젯밤부터 내리는 비가 오늘도 이어서 내리고 있다.

한 겨울, 연중 제일 추운 少寒과 大寒사이에 이렇게 기온이 오르고 비가 내리는데 물론 이렇게 겨울이 물러 날리는 없으니 이제 다시 기온이 내려가고 추워진다고 한다. 그래도 잠깐 날이 따뜻해 출근은 물론 근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열세 번째 이야기

 

-  잠깐 이야기를 뒤로 돌려 그렇게 군대생활도 끝이 가까워지니 제대 후의 생활이 걱정이 되기 시작을 했다. 대학을 다니거나 졸업을 한 경우도 아니고 그렇다고 직장을 다니다 간 것도 아닌 어정쩡한 경우라 더 걱정이 되었다. 그러면 제대를 하고는 바로 취직을 해야 했지만 무슨 생각으로 아버지는 뇌출혈로 풍을 맞아 집에 계시고 생계를 유지할 버는 이도 없는 상태에서 1979. 7.24일 제대 후로 추석날이 지나 음 9.20일 엄마생신 날 아침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다음 달 어느 날 새벽 신문을 보고 10.26이 일어나 어수선한 그 해를 보내고 다음 해 1980 봄이 되어서 과동창회에 참석을 해 학교 때는 거의 어울린 적이 없는 동창의 소개로  당시 동대문구청이 있던 신설동 설계사무소(주로 소형주택들의 건축허가를 담당)에, 그 친구 아래층의 사무소에 수습으로 들어가 간단한 도면 그리는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거기 근무하는 동안 5.18을 겪기도 했고. 바로 5.18일 그날 서울 도심에서도 대학생들의 시위가 크게 일어나 서울 시내버스가 운행을 중지해 동대문에서 종로, 서울역을 지나 용산, 그리고 한강인도교(지금의 한강대교)를 걸어 신길동 집으로 퇴근을 했다. 그리고 걸어가면서 남대문을 지나는데 시위대가 도뀨호텔 맞은편의 경사로에서 경찰버스를 언덕 아래로 밀어 내리는 광경도 목도를 했고 다음 날 뉴스에서 전경 한 명이 버스에 깔려 사망했다고는 방송을 보았다. 그런 혼란의 시기를 보내고 아마도 스스로 싫증이 나고 동창도 사무소를 그만 두어 나도 그만두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은 행동으로 그 좋은 시기를 보냈고 어떻게 장남이 되어 집안 걱정은 커녕 무대책으로 지냈을까 민망하고 창피하고 얼굴이 뜨거워진다.

그중에 1978 내가 군복무 중 미국에 이민을 떠난 둘째 매형이 제대를 하고 미국으로 들어 오라는 걸 마다했는데 그 이유가 지금도 웃음이 난다. 내가 남들이 보기에 까탈스럽고 토종 음식보다는 다른 걸 좋아하게 생겼다지만 먹는 거는 누구보다 토종이라 김치 없는 생활을 감당할 수 없었고 영어를 쓰는 코쟁이들 주위에서 살 자신이 없기 때문이었다. 물론 나중에서야 든 생각이 아주 거기 살지는 않았어도 젊어서 몇 년 외국물도 먹어 보고 영어도 익히고 했으면 人生에 도움이 되었을 텐데 말이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매사가 그런 식이었으니 더 고생을 했지. 하여튼 서른넷이 되던 1987.7.3일 장가를 가기 전까지 그렇게 무모하고 한심한 생활을 이어 갔다. 거듭 민망하고 창피하고 부모님께 얼굴을 들 수가 없고 누이들과 남동생 둘에게도 미안하기 짝이 없다.

오늘 여기까지-

 

오늘은 아침 퇴근을 하고 우리 마포교회 4층의 주거 시설 중 싱크대의 분사형 수도꼭지가 고장이 나서 관리집사님의 부탁으로 수도꼭지를 구매하려고 을지로 타일상가에 나왔는데 역시나 일반형으로는 바꿀 수가 없고 같은 브랜드의 회사에서 구매를 하거나 싱크대 자체를 바꾸거나 해야 한다는 설명을 듣고 집사님께 전화를 했는데 그 집사님, 역시 안될 리가 없다는 말을 해 집사님 내가 이런 일 하는 사람인데 저보다 더 잘 아시나요? 하고 끊고는 일경험이 많은 수석장로께 전화로 상황설명을 하고 오늘 금요 예배가 있으니 처리를 부탁을 하고 끝을 맺었다.

 

이제 숙소로 돌아 가자.

 

-2023. 1. 13. 비가 오락가락하는 정독도서관에서. "늘근 사내" -

'習作日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0) 2023.01.18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0) 2023.01.14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0) 2023.01.08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1) 2023.01.04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0) 2022.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