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근무를 하며 다른 아파트와 다른 일을 여러가지 겪는데 그중 제일 우리 시설기사가 하기 싫은게
바로 공휴일이나 일반 직장인들이 쉬는날에 재활용 분리수거물을 정리 하는 일이다. 주상복합이 아니고
평면이 일자형인 보통의 아파트는 지하에 주차장이 있어도 지상에 공간이나 화단도 있고 일부에는 주차
공간도 있어 재활용 분리수거물을 일주일에 한번 새벽시간, 일반적으로 새벽다섯시쯤 시작해 오전 아홉
시까지 모으는데 여기처럼 주상복합이나 강남의 오래전에 지은 아파트는 상설 분리수거장을 설치해서
언제나 수거물을 내놓을 수가 있다. 그런데 그런 곳은 커다란 포대를 준비하고 경비원이 상시 정리를 하
거나 주상복합의 경우 남자미화원이 있고 수거장도 넓게 만들어 휴일이나 공휴일에 내놓아도 미화원이
출근을 해서 정리를 하는데 여기는 장소가 협소해 분류물대로 비닐 봉투를 매달아 놓고 봉투가 차면 묶
어 내려 놓고 다시 봉투를 매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미화원이 퇴근을 하는 오후 네시 이후에는 봉투가
차도 다음날 아침 미화원이 출근할 때까지는 차고 넘치고 종이박스도 마찬가지로 엉망으로 쌓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밤까지나 휴일에 누군가 정리를 해야 하는데 여기 경비원은 다른데
와 조금 다르게 오십대 전후의 비교적 젊은 사람들을 시키고 근무도 삼교대를 시키는데 두동에 한사람씩
이니 로비를 비워 놓고 재활용품 정리를 시킬 수 없어서인지 우리 시설근무자에게 시키는 거다. 처음에 면
접을 볼때 들은 기억도 없고 또 얘기를 했다 해도 다른데 처럼 새벽시간 경비원들이 근무교대를 할 때나
혹은 인원이 모자라 한두시간 경비실을 지켜 주거나로 생각을 하고 말았을 텐데 근무를 시작하고 보니 이
런 상황이었다. 그러니 이력서를 이메일로 수십통을 보내 구한 자리인데 그만 두고 갈 수도 없어 궁시렁
거리며 근무를 하고 있다. 다좋다 아파트에 따라 조건이 다르니 이럴 수도 있다지만 그러면 시설기사를 시
키면 따로 수당이라도 지급을 해야 하는게 아닌가 말이다. 아무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없고 분리수거
장을 넓힐 생각을 하는 주민도 관리실 직원도 없고 요즘 코로나 사태로 일회용품이 엄청 늘어 나도 신경쓰
는 이는, 하기 싫은 일을 하는 나밖에 없다. 일이 지저분한거 보다 시설쟁이 자존심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건 나의 개인적인 문제고 일회용품에 대한 문제 한마디 하고 가야겠다. 이왕 쓰레기 봉투를 아끼려고 분
리 수거를 하려면 누차 방송 신문 포털뉴스에서 제대로 된 수거방법을 알려 아마 아이들도 알고 있을텐데
기가 막힌 짓거리들을 하고 있다. 1995. 1. 1. 부터 시작된 쓰레기 종량제와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지금도 안
지키는건 몰라서가 아니고 귀찮아서 안하는거다. 플라스틱에 고추장이나 음식찌꺼기 묻은거 음료수 남은
거 그대로, 일회용 라면용기 등등을 그냥 내보내면 재활용은 커녕 그냥 쓰레기인데 왜들 그럴까. 몇푼 아끼
려고 우리들 여유없는 우리보다 더 치사한 짓들을 하니 속에서 무슨말이 나오겠는가.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오늘 아침 뉴스에도 보니 아마도 이지경이 계속되면 쓰레기 대란이 온다는 예보다. 당연하지 우리가 모은
재활용품은 쓰지를 못해 해마다 폐플라스틱을 수입해 쓴다니 어찌 안그러겠는가. 제발 잘난 정치가들 얼토
당토않은 못된 짓거리들 그만 두고 환경문제라도 제대로 처리 하거라. 씰데없는 편들기로 세월 버리지 말고.
우리 아이들에게 무얼 남겨 주려는가.
-2020. 9. 13. 맑은 가을 하늘이 펼쳐진 아침에 퇴근을 하며 "연희 나그네"-
D + 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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